'통계 왜곡' 논란 자가주거비, 물가지수 본지표에 포함할듯
장래가구 100년 추계·가계부채 심층 분석 진행
(세종=연합뉴스) 곽민서 박원희 기자 = 내년부터 음식 배달에 붙는 배달비 물가지수가 공표된다.
국민 체감이 큰 자가주거비의 경우 오는 2025년부터 물가지수에 포함될 전망이다.
통계청은 17일 대전정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를 통해 "기존 외식 물가 품목에서 배달비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한 후 내년부터 배달비 지수를 분리 공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가계 외식에서 배달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최근 배달 음식에 붙는 배달비가 외식 물가를 끌어올리는 가운데에도 정작 물가지수 품목에서는 배달비가 제외되면서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통계청은 또 1인 가구와 고령자 가구 등 다양한 가구의 특성을 고려한 소비자물가지수를 함께 작성하기로 했다.
가구 인원이나 연령별로 구입하는 품목이 다르고, 가중치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자가주거비를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2025년 개편을 염두에 두고 검토하기로 했다.
한훈 통계청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자가주거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물가지수에 대한 체감이 떨어진다"고 지적하자 "2025년 개편 때 그 부분을 반영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가주거비는 말 그대로 본인의 집에서 거주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나타내는 지표로, 자가주거비가 물가지수에 포함되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가계 부담을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재 소비자물가지수 보조 지표로 작성되는 자가주거비를 주지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물가지수에 자가주거비가 포함되지 않다 보니 실제 체감 물가가 통계로 나타나지 않고, 통계상 착시나 왜곡을 일으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소비자물가지수에 자가주거비가 들어가면 지수상 주거비 가중치가 지나치게 확대된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꼽힌다.
통계청 역시 사회적·경제적 파급 효과를 고려해 포함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인구 동향을 파악하는 장래 가구 추계 시에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물론 100년 뒤까지 내다보는 장기 추계를 추가하기로 했다.
현재 장래 가구 추계에서는 중위 추계와 30년 추계만 제공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고위 추계와 저위 추계, 100년 추계를 함께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통계청은 이와 함께 가계부채 대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부채 심층 분석도 진행하기로 했다.
인구·가구·주택통계등록부, 주택소유통계 데이터베이스(DB) 등 통계청 자료와 개인 단위 대출 금액·건수 등 민간 신용회사 자료를 결합해 부채 특징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고용동향 조사의 경우 2024년부터 75세 이상 고령층 연령 구간을 세분화해 공표한다.
플랫폼 노동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를 포함한 신(新) 종사상지위 조사도 올해부터 2년 이상 시계열 축적을 거쳐 공표를 검토한다.
가구별 자산·금융 현황을 파악하는 데 활용되는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는 가상자산 항목을 신규 개발한다.
공적·퇴직연금 적립액도 보조지표로 추가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후 내년부터는 은퇴 후 소득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기초·장애인·국민·개인·주택연금 등으로 확장된 연금통계를 새롭게 작성한다.
나아가 통계청은 2023∼2027년 제3차 국가통계 발전 기본계획을 통해 중장기 발전 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빅데이터 등 새로운 유형의 데이터는 올해 안에 '실험적 통계'로 공표할 수 있도록 하고, 한국표준산업분류·표준직업분류·표준질병사인분류 등 표준분류는 국내외 환경 변화에 맞춰 2024년부터 순차적으로 개정한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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