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아 시장 "살면서 처음 겪는 일"…관광객 수천명 공항서 발동동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유명 관광지인 그리스 크레타섬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2명이 사망했다고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한 남성은 차 운전석에서, 한 여성은 급류에 휩쓸린 후 해변 리조트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크레타섬은 지난 주말 태풍이 영향권 안에 있었으며, 한나절 동안 내린 비는 이 섬의 4개월간의 강수량과 맞먹었다.
섬 내 항구도시인 시티아의 요르고스 제르바키스 시장은 "산사태로 도로가 막혔고 차와 길이 물에 잠겼다"며 "시티아에 살아온 수년간 이런 상황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때 관광객 8명은 시티아 고고학박물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휴가객 수천명도 헤라클리온 국제공항 활주로가 물에 잠기는 바람에 발이 묶었다.
그리스 국영방송 ERT는 이날 바닷물에 잠긴 잔해들을 카메라로 비추며 "마치 성경 속 '대홍수' 같다"고 보도했다.
이번 태풍을 예측한 기상학자 코스타스 라구바르도스 박사는 "12시간도 채 안 돼 150㎜가량의 비가 쏟아졌다"며 이번 홍수를 '기상 이변'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폭우를 기후 변화로 그리스 등 세계 곳곳에서 목격되는 이상 현상과 연결 짓기도 했다. 지난해 그리스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크고 작은 산불 피해를 겪었다.
정부 관계자는 크레타섬의 열악한 기반 시설과 배수 시스템이 피해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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