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인단 모집 카페 등 개설…직장인·자영업자·취준생 갖은 불편
카카오모빌, '보상 빌미 대리기사 모집 아니냐' 비판에 "보상 아닌 지원책"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임성호 기자 = 주말부터 이어진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로 피해를 본 이용자들이 집단소송을 포함해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17일 현재 네이버에는 '카카오톡 화재 장애로 인한 손해배상'과 '카카오톡 피해자 모임' 등 피해 보상을 위한 카페들이 개설됐다.
네이버 카페를 개설해 소송 참여자 모집에 나선 신재연 LKB(엘케이비)앤파트너스 변호사는 "화재 원인이 어디에 있든 그런 상황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 카카오[035720] 측 과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유료 서비스 이용자들이라면 계약에 따라 서비스 제공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을 물을 수 있고, 무료 서비스 이용자라도 손해를 입증한다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손해를 입증하는 요건이 다소 까다로울 수는 있지만, 서비스를 무상으로 이용한다고 해서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신 변호사는 최근 부실 운영 논란을 빚은 카카오게임즈[293490]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들이 게임사를 상대로 제기한 단체 환불 소송도 대리하고 있다.
지난 15일 카카오 전산 시설이 있는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 불이 나면서 시작된 전방위 장애 사태는 업무·영업이 재개된 17일에도 일부 이어지면서 이용자들과 관련 사업을 하는 중소 상공인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장애 이후 첫 평일인데다 업무량이 많은 월요일까지 카카오 서비스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자 곳곳에서 업무 차질이 빚어졌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나왔다.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31) 씨는 "오전에 고객사들에 카카오톡으로 영상 파일을 보내려다 큰 파일은 아직 전송되지 않아 문자 메시지로 대신 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일하는 직장인 안모(30) 씨는 "회사에서 주로 다음(Daum) 메일을 사용하는 데 오늘은 대체 메일을 쓸 수밖에 없었다"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주소, 아카이브 데이터를 확인하느라 업무를 보는데 평소보다 15분 넘게 더 걸렸다"고 말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주말 사이 인공지능(AI) 면접과 코딩 테스트를 봐야 했는데 카카오 메일을 쓰는 바람에 (연락을 받지 못해) 서류 합격한 회사 3개를 놓쳤다"는 하소연도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에는 메일을 열지 못하는 것은 물론 상품·서비스 관리 등 카카오 연동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영업에 지장을 받았다는 자영업자들의 불편 사례도 다수 게시됐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15일 오후 카카오 서비스 중단 직후 카카오 T 대리운전 기사에게 '콜마너' 전화콜 프로그램을 무료로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공지해 '보상을 빌미로 대리 기사 신규 모집에 나선다'는 논란을 불렀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는 "프로그램 무료 지원'은 보상안이 아닌 선제적 조치가 필요해 진행된 지원책"이라며 "주말 동안 전화콜 수요가 폭증하면서 업체들의 콜 처리율을 높여 이용자 수요에 응답할 수 있도록 긴급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카카오 서비스 먹통 여파로 카카오페이[377300]를 이용한 결제나 쿠폰 사용도 되지 않았고, 카카오톡 아이디 로그인을 제공하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등의 기업과 이용자들도 상당한 피해를 봤다.
카카오 측은 우선 웹툰과 멜론 등 유료서비스를 중심으로 이용 기간 연장 등 보상안을 공지했다. 내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서비스 장애로 피해를 본 이용자들에게 보상할 대책도 세우고 있다.
one@yna.co.kr,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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