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당국, 돈세탁·범죄조직 연루 카지노에 900억원 과징금
지출내역 위장 등으로 돈세탁 지원…정킷업체 선시티와 별도 도박장 운영
면허 회수 안 해 봐주기 논란…"직원 1만명 생계 우려"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돈세탁과 범죄조직 연계 등의 혐의를 받는 호주 시드니의 '스타 카지노'가 호주 당국으로부터 1억 호주달러(약 896억원)의 과징금과 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다.
17일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카지노 감독기구인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독립 카지노 위원회(NICC)의 필립 크로포드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규정 위반과 시정 조치 불응 등의 이유로 스타 카지노에 1억 호주달러의 벌금과 면허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과징금은 역대 최대 규모로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크로포드 NICC 위원장은 "여러 정황과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 중징계가 결정됐다"라며 "호주 전역의 카지노 운영업체들에 준법정신의 중요성이 전달됐을 것"이라고 했다.
NICC에 따르면 영업 정지 조치는 오는 21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되며 게임장이 문을 닫아도 음식점 등은 계속해서 영업할 수 있다.
스타 카지노가 중징계를 받은 것은 각종 돈세탁을 제공하고, 범죄 조직과 연계된 영업을 해서다.
지난달 NIC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스타 카지노는 중국의 은련카드(유니온 페이)를 사용하는 고객에겐 사용 명세서상 지출 내용을 카지노가 아닌 다른 것으로 위장할 수 있도록 해 최소 9억 호주달러(약 8천억원)의 돈세탁을 도왔다. NICC는 이런 방법 외에도 여러 방법을 통해 스타 카지노에서 계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돈세탁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또 마카오 최대 정킷 업체인 선시티와 계약을 맺고 별도의 도박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정킷은 업자가 카지노와 계약을 맺고 룸을 빌려 도박 테이블을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선시티 그룹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앨빈 차우는 지난해 중국 본토에 해외 도박 플랫폼을 설립하고 불법 온라인 도박 활동과 돈세탁을 한 혐의로 마카오 경찰에 체포됐다.
NICC는 이전부터 선시티의 정킷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스타 카지노는 선시티 정킷방을 계속해서 운영했다며 "스타 카지노 경영진은 돈세탁과 테러 자금 조달 위험 등을 막는 것보다 사업 이익을 지나치게 우선시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NICC의 이번 결정에 대해 더 강력한 면허 회수 조치가 취해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박 산업 비평가인 호주 모나시대학의 찰스 리빙스턴 교수는 "1억 호주달러 과징금은 큰돈이지만 카지노 업계에서는 솜방망이 처벌 수준"이라며 "면허가 취소되려면 어떤 잘못을 저질러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NICC 역시 보고서에서는 운영사인 스타 엔터테인먼트가 카지노 면허를 보유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NICC는 면허 회수가 아닌 면허 정지 조치와 90일간 관리 감독을 받는 것으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
이에 대해 크로포드 위원장은 "신임 경영진이 회사의 개혁 의지를 보였다"라며 "카지노에서 일하는 직원 약 1만 명의 생계를 고려해 카지노 면허를 회수하지는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출내역 위장 등으로 돈세탁 지원…정킷업체 선시티와 별도 도박장 운영
면허 회수 안 해 봐주기 논란…"직원 1만명 생계 우려"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돈세탁과 범죄조직 연계 등의 혐의를 받는 호주 시드니의 '스타 카지노'가 호주 당국으로부터 1억 호주달러(약 896억원)의 과징금과 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다.
17일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카지노 감독기구인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독립 카지노 위원회(NICC)의 필립 크로포드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규정 위반과 시정 조치 불응 등의 이유로 스타 카지노에 1억 호주달러의 벌금과 면허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과징금은 역대 최대 규모로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크로포드 NICC 위원장은 "여러 정황과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 중징계가 결정됐다"라며 "호주 전역의 카지노 운영업체들에 준법정신의 중요성이 전달됐을 것"이라고 했다.
NICC에 따르면 영업 정지 조치는 오는 21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되며 게임장이 문을 닫아도 음식점 등은 계속해서 영업할 수 있다.
스타 카지노가 중징계를 받은 것은 각종 돈세탁을 제공하고, 범죄 조직과 연계된 영업을 해서다.
지난달 NIC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스타 카지노는 중국의 은련카드(유니온 페이)를 사용하는 고객에겐 사용 명세서상 지출 내용을 카지노가 아닌 다른 것으로 위장할 수 있도록 해 최소 9억 호주달러(약 8천억원)의 돈세탁을 도왔다. NICC는 이런 방법 외에도 여러 방법을 통해 스타 카지노에서 계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돈세탁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또 마카오 최대 정킷 업체인 선시티와 계약을 맺고 별도의 도박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정킷은 업자가 카지노와 계약을 맺고 룸을 빌려 도박 테이블을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선시티 그룹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앨빈 차우는 지난해 중국 본토에 해외 도박 플랫폼을 설립하고 불법 온라인 도박 활동과 돈세탁을 한 혐의로 마카오 경찰에 체포됐다.
NICC는 이전부터 선시티의 정킷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스타 카지노는 선시티 정킷방을 계속해서 운영했다며 "스타 카지노 경영진은 돈세탁과 테러 자금 조달 위험 등을 막는 것보다 사업 이익을 지나치게 우선시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NICC의 이번 결정에 대해 더 강력한 면허 회수 조치가 취해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박 산업 비평가인 호주 모나시대학의 찰스 리빙스턴 교수는 "1억 호주달러 과징금은 큰돈이지만 카지노 업계에서는 솜방망이 처벌 수준"이라며 "면허가 취소되려면 어떤 잘못을 저질러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NICC 역시 보고서에서는 운영사인 스타 엔터테인먼트가 카지노 면허를 보유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NICC는 면허 회수가 아닌 면허 정지 조치와 90일간 관리 감독을 받는 것으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
이에 대해 크로포드 위원장은 "신임 경영진이 회사의 개혁 의지를 보였다"라며 "카지노에서 일하는 직원 약 1만 명의 생계를 고려해 카지노 면허를 회수하지는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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