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전투기 자국 아파트에 추락, 치솟은 불기둥…6명 사망 22명 부상(종합2보)

입력 2022-10-18 10:19   수정 2022-10-18 13:35

러전투기 자국 아파트에 추락, 치솟은 불기둥…6명 사망 22명 부상(종합2보)
러 국방부 "훈련비행 중 엔진에 불"…아파트 화재 진화, 어린이 4명 치료 중
겁에 질린 주민들…푸틴, 주지사·장관 현장 방문 지시-국가수사위 수사 착수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의 수호이(SU)-34 전투기가 17일(현지시간) 저녁 우크라이나에서 가까운 남부 크라스노다르주 예이스크시 인근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직후 시내 민가로 추락해 9층짜리 아파트가 불길에 휩싸이면서 최소 6명이 사망하고 22명이 부상했다.
타스, 로이터, AFP,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8일 성명에서 "SU-34 전투기가 훈련 비행을 위해 이륙하던 중 엔진 1개에서 불이 나 예이스크 시내에 떨어졌다"며 "전투기가 아파트 단지 마당에 추락한 뒤 연료에 불이 붙었다"고 밝혔다.
아파트 화재는 전투기가 아파트 위를 지날 때 연료통에서 흘러나온 연료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기를 몰던 조종사 2명은 추락 직전 탈출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더 쿠렌코프 러시아 비상사태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화재로 인해 22명이 다쳤다"며 "잔해에 깔린 사람은 없으나, 비상사태부 구조대원들이 계속 수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비상사태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6명이 사망하고 어린이 2명을 포함한 19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미하일 무라시코 러시아 보건부 장관은 다친 어린이가 모두 4명이며 이 중 일부는 부상 정도가 꽤 심하다고 밝혔다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사고 직후 현장을 다녀간 베니아민 콘드라티예프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아파트에 번진 불은 진화됐다고 밝혔다.
앞서 현지 재난당국은 이날 오후 6시 20분께 9층 아파트에서 화재 신고가 접수됐으며, 4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으며 25명이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또한 아파트 1층부터 5개 층 2천㎡, 17 가구 이상이 불에 탔다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에는 아파트 바로 옆에서 거대한 불기둥이 치솟는 장면과 불길이 아파트 1개 라인 거의 전체를 집어삼킨 사진이 공개됐다.
이름을 옥사나라고만 밝힌 현지 주민은 AFP통신에 사고 소식을 도로 위 차 안에서 들었다며 "폭발이 있었을 수 있다. 내부에 있는 모든 것이 불타고 있다.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며 "나는 당연히 충격을 받았다. 아이가 집에 혼자 있었다"고 했다.



인구 9만 명가량의 항만 도시 예이스크는 바다 건너 있는 우크라이나의 마리우폴과는 직선거리로 70㎞가량 떨어져 있으며 인근에 큰 공군기지가 있다.
러시아는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얼마 안 돼 마리우폴을 포위했다.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사고 직후 보고를 받고 현지 주지사와 관련 부처 장관에게 현장을 방문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모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국가수사위원회는 사고 직후 범죄 혐의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으며, "군 조사관들이 사건 경위와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난 SU-34는 대당 가격이 3천600만 달러(약 517억 원)에 달하는 러시아 공군의 최신형 전폭기다.
러시아는 지난 3월 기준 SU-34 120여 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소 15대 이상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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