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덮친 '인플레의 가을'…버블경제 시절만큼 물가 오를까

입력 2022-10-18 15:14  

일본 덮친 '인플레의 가을'…버블경제 시절만큼 물가 오를까
"소비 회복에 역풍"…물가 급등으로 도산 기업도 늘어나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1990년대 초반 이후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았던 일본에서 국제적인 원자재가 상승과 엔화 가치 하락(엔저)으로 각종 물품의 가격이 치솟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식료품, 가전, 악기, 완구 등 다양한 분야의 물가가 상승하면서 '가격 인상의 가을'이 본격화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식품·외식 기업들은 잇따라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군만두 등을 판매하는 체인업체 오쇼푸드서비스는 만두와 볶음밥 등 35개 품목을 내달 19일부터 11∼55엔(약 100∼520원) 올린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5월에도 14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닛신제분 웰나는 원자재와 포장재 비용 급등으로 파스타와 파스타 소스, 빵가루 등 137개 품목 가격을 내년 1월 4일 납품 분량부터 차례로 약 2∼25% 올리겠다고 했다.
시장조사 기업 GfK재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전자 제품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디지털카메라 18%, 헤드폰 8%, 냉장고 5%, 에어컨 4%가 각각 올랐다.
대용량 냉장고 가격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보다 7천 엔(약 6만6천원) 상승했다.
파나소닉은 8월부터 연이어 가격을 상향 조정 중이다. 이달에는 청소기와 식기 세척기 등 120개 품목과 전지 가격을 최고 45%가량 인상했다.
소니는 지난달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5' 소매가를 5천500엔(약 5만2천원) 올렸고, 조립식 장난감으로 유명한 반다이는 울트라맨 시리즈 인형 가격을 인상했다.
수입 기타의 인기 모델은 작년보다 50%가량 가격이 뛰어올랐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식품 가격과 연료비 등이 오르면서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취미와 교육 등에 돈을 쓰기 어려워지고, 소비 회복에는 역풍이 불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저에 따른 물가 급등으로 일본에서 도산하는 기업도 급증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신용정보회사 데이코쿠데이터뱅크 자료를 인용해 4∼9월에 고물가로 도산한 기업이 159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도산 기업 75곳의 두 배를 넘었다고 전했다.
조사 기간에 도산한 기업의 70%는 중소·영세 업체였다.
데이코쿠데이터뱅크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코로나19로 경영 상태가 악화한 상태"라며 "전기요금 상승과 엔저가 겹치면서 고물가의 영향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라고 짚었다.
일본은행은 27∼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2022년도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7월에 발표한 2.3%에서 2%대 후반으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2%대 후반의 물가 상승은 소비세 증세 영향 등을 제외했을 때 '거품(버블) 경제' 후반 국면이었던 1991년의 2.6% 이후 31년 만이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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