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17일(현지시간) 섣부르게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선언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이끈 그는 특히 코로나19 장기 후유증, 이른바 '롱 코비드'가 꾸준히 공공 보건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지금) 팬데믹을 상대로 승리를 선언해버리면, 상상 속에서만 승리하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 전투에서 이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최근 점차 소극적으로 변해가는 미국의 코로나19 방역 대응이 이런 발언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일반 시민들은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코로나19 발생 이전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정치권의 코로나19 지원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CBS 방송 인터뷰에서 공공보건 전문가들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팬데믹은 끝났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파우치 소장은 "정치권이 '미션을 완수했다'는 식으로 코로나19 대응을 마무리해서는 안 된다"면서 "코로나19, 롱코비드에 대한 추가 지원을 논의할 때면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 든다"며 중단 없는 지원을 호소했다.
파우치 소장은 '롱코비드'가 공공보건을 위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롱코비드는 코로나19 완치자에게서 피로, 숨참, 인지 장애, 브레인포그(brain fog·머리가 멍하고 생각과 표현이 분명하지 못한 증상) 등의 증상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완치자의 약 10∼20%가 롱코비드 증상을 겪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원인도 불명확하고, 진단 기준조차 제대로 수립돼 있지 않다.
그러나 미국에서만 750만∼2천300만명이 롱코비드로 고통받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롱코비드로 인한 실직자 수만도 100만명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는 롱코비드에 대한 치료를 두고 "아직 뭘 치료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어둠 속에서 헤엄치는 꼴"이라며 "불특정성, 모호함이 최악의 적이다.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짚어낼 수 없고, 얼마나 지속하는지 기록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파우치 소장은 롱코비드에 대해 "레이더 화면에 잡히지 않는 은밀한 공공보건 문제"라며 "언젠가 가까운 미래에 모든 궁금증이 해소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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