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이 늘면서 금융 지원에 나선 국내 금융사의 해외 자산이 지난 10년간 4배 가까이 불어났다.
과거 금융권의 주요 진출국이던 중국과 일본에 대한 투자 자산 비중은 줄어든 반면 미국과 동남아시아는 크게 늘었다.
1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올해 6월 기준 반기보고서를 제출하고 해외 종속기업이 있는 금융사 3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이들 금융사 해외 종속기업 268곳의 총자산은 159조3천7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인 2012년 상반기(34조2천752억원)과 비교해 3.6배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해당 금융사의 총자산 규모는 1천910조8천446억원에서 4천60조2천737억원으로 2.1배로 늘어났다. 그만큼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 투자에 힘썼다는 의미다.
증권사는 같은 기간 총 40조3천539억원(1천800%) 증가했으며,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는 각각 2조2천474억원(337%), 2조2천372억원(338%) 늘었다.
특히 4대 시중은행 모두 10조원 이상씩 해외 자산 규모가 늘어났다.
조사 대상 중 해외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미래에셋증권으로, 10년간 1조3천688억원에서 29조6천715억원으로 20.7배 증가했다. 다만 이는 미래에셋증권[006800]이 상반기 종속기업 재무 현황을 공시하지 않아 지난해 결산으로 집계한 수치다.
4대 시중은행은 신한은행(22조8천154억원, 180%↑), 우리은행(18조6천327억원, 349%↑), 국민은행(17조6천197억원, 1,679%↑), 하나은행(12조4천693억원, 126%↑) 등의 순으로 투자 자산이 늘었다.
지역별 비중 변화도 눈에 띄었다.
2012년 상반기 기준 전체 해외 지역의 45.4%를 차지했던 중국은 올해 상반기 27.3%로 18.1%포인트 줄어들어 가장 큰 비중 감소를 보였다.
같은 기간 일본의 비중도 20.8%에서 8.1%로 12.7%포인트 감소했다.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등 대내외적 리스크로 국내 산업계의 전반적인 탈(脫)중국 현상이 이어졌고, 일본의 지속적인 저성장으로 투자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 투자 비중은 지난 10년간 9.3%에서 20.3%로 11%포인트 증가해 전체 글로벌 지역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기업의 미국 진출이 활발해지며 은행 등의 투자 또한 급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남방정책'에 따라 동남아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한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비중은 5.2%에서 13%로 7.8%포인트 늘었고, 베트남은 4.0%에서 11.2%로 7.2%포인트 늘었다. 캄보디아는 2012년 상반기 0.4%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7.3%까지 비중이 늘어났다.
hanajj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