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이스라엘에 방공시스템 제공을 다시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가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인 와이넷(Ynet)은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가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방공시스템 지원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이스라엘의 고위 안보 관리는 이 매체에 "라피드 총리와 쿨레바 장관의 대화가 이스라엘의 입장을 바꿀지는 의문"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앞서 쿨레바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자국 영토 공격에 이란산 '자폭 드론'이 사용됐다면서, 이란과 외교 관계를 끊는 한편 이스라엘에는 방공망 제공을 공식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쿨레바 장관은 "오늘 우크라이나는 이스라엘 정부에 방공시스템과 관련 기술을 긴급 지원해달라는 공식 요청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란은 이스라엘에 있어 '레드 라인'이다. 그리고 이란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범죄를 공모한 상태"라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주저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제는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 군사적 이해관계 등 문제로 한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해왔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전쟁을 규탄하면서도 러시아를 직접 거명하지 않았고,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또 이스라엘은 우크라이나의 저고도 방공시스템인 아이언돔 등 방어용 무기 지원 요청도 거부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이런 '중립적' 태도는 라피드 총리 취임 확연히 달라졌다.
이스라엘은 최근 우크라이나 부상병을 입국시켜 치료해주고, 지난달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4개 지역에서 실시된 러시아 영토 편입 주민투표와 그 결과도 인정하지 않았다.
또 라피드 총리는 러시아의 크림 대교 폭발 보복 공습이 이어지자 지난 10일 이스라엘의 총리로는 개전 후 처음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공격을 공개 비판했다.
이런 기류 속에 이스라엘 내에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보 회의 부의장은 17일 "이스라엘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준비를 하는 것 같다. 매우 위험한 움직임"이라며 "이는 양국 관계 파탄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가자 전쟁에서 위력을 떨친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 돔' 외에도 다양한 고도의 방공망을 갖추고 있으며, 대기권 밖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장거리 미사일 방어 시스템도 보유하고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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