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반대 '몰래 시위' 확산…최소 7개 도시서 비판 문구"

입력 2022-10-19 09:30   수정 2022-10-1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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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반대 '몰래 시위' 확산…최소 7개 도시서 비판 문구"
블룸버그 "감시카메라 없는 화장실 이용…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베이징 도심인 쓰퉁차오(四通橋·Sitongqiao)에서 벌어진 시진핑 국가주석 반대 시위가 당국의 눈을 피해 확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 보도했다.
3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중국 민주화 지지 인스타그램 계정인 '보이스CN(VoiceCN)에 따르면 베이징 이외에 선전·상하이·광저우·홍콩 등 중국 내 7개 이상의 도시에서 몰래 시위가 이뤄지고 있다.

보이스CN은 시진핑 국가주석에 반대하는 슬로건을 찍은 사진 또는 영상 20건을 받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를 보면 '몰래 시위'는 주로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은 화장실에서 발생한다. 인적이 뜸한 시간대에 화장실 내부에 스프레이로 구호를 적은 뒤 재빨리 달아나는 식으로 시위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중국의 경우 공공장소에서 시진핑 반대 의견을 얘기하거나, 특히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건 시위를 하면 곧바로 체포돼 장기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2020년 3월에 만들어진 보이스CN은 중국 밖에서 활동하고 있어 중국 당국의 감시를 받지 않고 있다면서 "몰래 시위하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억눌렸던 분노를 표출하는 수단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4일 베이징대·칭화대·인민대 등이 몰려 있는 베이징 도심 쓰퉁차오(四通橋·Sitongqiao)에서 "독재자 시진핑은 물러나라" 등의 슬로건이 쓰인 플래카드 시위가 벌어져 중국을 놀라게 했다.

'핵산(PCR) 말고 밥이 필요하다', '거짓말 말고 자존심이 필요하다', '문화혁명 말고 개혁이 필요하다', '영수(領袖) 말고 선거권을 요구한다', '노비 말고 공민이 돼야 한다', '나라의 도적인 시진핑을 파면하자' 등의 문구로 중국의 현 체제를 정면 비판했기 때문이다.
5년마다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두고 열린 이 시위로 중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당국은 시위자를 즉각 체포한 뒤 주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시위 장소인 'Sitong Bridge'와 'brave man'(용감한 남자)이라는 단어에 이어 'bridge'(다리)와 'courage'(용기)라는 단어도 검색을 제한하고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의 계정을 연이어 차단했으나, 몰래 시위는 잇따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확인하고 있지 않지만 쓰퉁차오 시위주도자는 '펑짜이저우'라는 필명을 사용해 에세이를 발표한 48세 남성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과학자들이 논문을 제출할 수 있는 베를린 기반 사이트인 '리서치 게이트(ResearchGate)에 지금은 삭제된 두 건의 정치 에세이를 게시했으며, 현재 접근이 불가능한 저자 프로필 페이지에 전자파와 전기장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나와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특히 삭제된 정치 에세이에 시진핑의 집권을 막는 자세한 계획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아울러 2018년 시 주석의 '3연임'이 가능해지도록 중국 헌법이 개정된 걸 계기로 시진핑 반대 운동과 함께 중국 인권활동가 류샤오보 지지 운동이 벌어졌다고 소개했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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