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장애 나흘만에 백의종군…"비대위 '재난대책소위' 맡아 재발 방지 역할"
2인 체제에서 홍은택 대표 단독 체제로…김범수 경영복귀설은 일축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남궁훈 카카오[035720] 각자대표가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가 일어난 지 나흘 만인 19일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에 따라 그간 남궁훈·홍은택 공동 대표 체제였던 카카오는 일단 홍은택 현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된다.
남궁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도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기자회견'에서 "카카오를 책임지는 대표로서 참담한 심정과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사업을 책임지던 대표로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중시했다"면서 "시스템은 물이나 공기 같은 것인데 살면서 이들의 중요함을 모르다가 없어지면 깨닫는 것처럼 IT 회사 운영에 있어 (시스템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관심과 투자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하겠다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남궁 대표는 다만 "이번 사건을 끝까지 책임지고자 비상대책위원회의 '재난 대책' 소위원회를 맡아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일에만 전념하겠다"면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DC(인터넷데이터센터) 관리 책임이 내가 맡은 조직 산하에 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예산 확보나 인력 확충 등에 좀 더 방점을 두고 일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아가 카카오뿐 아니라 대한민국 IT 업계 전반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더욱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과정에서 IT 업계와 카카오의 "치부를 드러내야 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이것 역시 카카오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항공 운항에서 안전성을 구축하는 데까지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신뢰 회복을 위해 카카오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궁 대표는 사퇴로 그간 자신이 이끌어오던 카카오톡 오픈 채팅의 광고 도입과 메타버스 사업, 픽코마 같은 글로벌 서비스 등의 사업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카카오는 권미진 수석부사장 산하에서 신사업이 대부분 이뤄지고 있어 기획했던 사업은 이어질 것"이라며 "나는 퇴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궁 대표는 한게임 창립 멤버이며, NHN[181710] 미국 대표, CJ인터넷 대표, 위메이드[112040] 대표를 거쳐 2015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이후 엔진과 다음게임이 합병해 출범한 카카오게임즈에서 2016년 6월부터 각자대표를 맡았다.
지난해 12월 카카오 계열사의 미래 대비 조직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 선임됐다가 올해 3월 카카오 대표가 됐다.
올해 7월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 공동 센터장이 합류하면서 카카오는 '2인 공동체제'로 전환됐고, 이 가운데 남궁 대표는 카카오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총괄을 맡아왔다.
한편, 남궁 대표의 각자대표직 사임으로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복귀설이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으나, 홍은택 대표는 "창업자가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홍 대표는 이번 먹통 사태와 관련해 시민 단체가 김 센터장을 업무 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한 데 대해 "개인에 대한 고발은 개인이 대응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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