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 늦어진 점 고통스러워도 철저히 파헤쳐야…공공성 책무 명확히 인식"
원인조사·피해보상·재발방지책·이미지 회복 등 현안 앞에서 "초심" 강조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2인 선장 체제'로 항해하던 카카오[035720]가 서비스 장애 사태 여파에 홍은택 단독 대표 체제로 다시 돛을 올리게 됐다.
사상 초유의 장기간 서비스 장애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한 데 따른 조치다.
2012년 카카오에 콘텐츠사업 총괄 부사장(COO)으로 합류한 홍 대표는 올해 7월부터 사퇴한 남궁훈 전 대표와 쌍두마차로 카카오를 이끌었지만, 장애 사태 책임을 지고 남궁 대표가 사퇴하자 단독 수장으로 전면에 나섰다.
홍 대표는 19일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이용자 불편이 없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카카오 서비스 장애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책 발표와 함께 남궁 전 대표 사임을 발표한 긴급 기자회견에서다.
지난 2010년 카카오톡 서비스가 출시된 뒤 경쟁 서비스를 누르고 국민 메신저로 '등극'할 수 있었던 이유를 곱씹고, 자사가 추구할 근본적인 가치를 되새기겠다는 것이다.
사태 이후 꾸려진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는 홍 대표는 "이 사태에 대해 전권을 갖고 책임지고 수습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민간 서비스이지만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면서 공공성을 띠는 만큼 책무를 명확히 인식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특히 홍 대표는 "이를 위해선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복구가 늦어진 점을 고통스럽더라도 철저히 파헤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결과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서비스 복구가 완료되는 대로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와 함께 인프라 투자 확대 같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아울러 서비스 장애로 인한 피해 보상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녹록지 않은 작업도 총괄하게 된다.
이러한 사고 수습과 신뢰 회복 작업을 통해 이용자와 시장의 마음을 다시 얻느냐가 홍 대표의 경영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사태 이전 이미 반 토막 났던 카카오 주가는 서비스 장애 발생 뒤 첫 월요일 시가총액이 2조 원 증발하는 등 주식시장에서 고전 중이다. 장애 사태뿐 아니라 문어발식 확장, 골목상권 침해, 내부거래 등이 불거지며 나빠진 기업 이미지를 얼마나 회복하느냐도 새로운 단독 대표에게 주어진 임무다.
한편 카카오는 남궁훈 전 각자 대표가 추진하던 작업은 홍 대표 체제 아래에서 그대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등 남궁 전 대표 지휘 아래 기획했던 신사업을 단독 대표 체제에서 그대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남궁 전 대표도 "퇴사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궁 대표는 비대위의 '재난 대책' 소위원장을 맡아 정부가 강조한 재난 시 안정적인 연결망 공급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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