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알림문자 발송, 민간인 진입 7일간 금지…"헤르손 지킬 것" 철수설 부인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김동호 기자 = 러시아가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점령지에서 고전 끝에 주민 대피에 착수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헤르손 점령지 행정부 수반인 블라디미르 살도는 온라인 영상 성명에서 "보트를 통해 주민들의 대피가 시작됐다"며 향후 6일간 매일 약 1만명씩 이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이미 전날까지 이틀간 대피한 주민은 5천 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헤르손주 드니프로강 서안 4개 마을 주민을 강 동안으로 대피시키기로 결정했고, 자발적 이주의 경우에는 비용이 지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간인의 헤르손시 진입이 향후 7일간 금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헤르손 점령지 당국은 주민들에게 우크라이나군의 폭격이 시작되기 전 대피하라는 내용의 긴급 알림 문자를 보내고 있다고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살도는 "우크라이나군이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고 있고 러시아군이 이를 물리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작전지역에 민간인이 있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주의 수력발전소 댐을 공격할 경우 홍수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주민들을 보호하려는 것이고, 헤르손시를 포기하지 않는다"며 철수설을 부인했다.
헤르손 점령지 행정부 부수반인 키릴 스트레무소프도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 전선에 병력 수만 명과 대규모 장비를 배치했다"며 주민들의 신속한 대피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전날에도 우크라이나군의 공세가 임박했다면서 주민들의 조속한 대피를 권고했다.
우크라이나 지역 러시아 합동군 총사령관인 세르게이 수로비킨은 전날 러시아 뉴스채널 '로시야 24' 인터뷰에서 헤르손 전황에 대해 "매우 어렵다고 할 수 있다"며 "어렵고 복잡한 결정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로비킨 총사령관은 우크라이나군이 지역의 민간 기반시설을 공격함으로써 주민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이날 헤르손 시내와 지역 기반시설에 대한 포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헤르손 지역 응급서비스는 이날 새벽 1시께 우크라이나군이 드니프로강의 핵심 교량인 안토노우스키 교량을 향해 6발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로켓 6발을 발사한 데 이어 오전 9시46분께 헤르손 시내에 미사일 5발을 발사했으나 방공 시스템이 이들을 모두 격추했다고 밝혔다.
헤르손주는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반도와 친러 반군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이며 러시아군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최대 항구인 오데사 진격을 위한 교두보이기도 하다.
러시아군은 지난 2월 말 전쟁이 개시된 지 며칠 만에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헤르손주의 주도 헤르손시를 장악하는 등 일찌감치 헤르손 지역 대부분을 점령했다. 헤르손 점령당국은 지난달 23~27일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주 등 나머지 러시아 점령지와 함께 주민 투표를 실시해 러시아 편입을 결정했다.
josh@yna.co.kr,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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