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성장 둔화 속 경제 데이터 접근 갈수록 어려워져"

입력 2022-10-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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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성장 둔화 속 경제 데이터 접근 갈수록 어려워져"
WSJ "경제 수치 발표·견해 표명에 민감해하는 분위기 커져"
당대회 기간 3분기 성장률 발표 연기되며 의구심 증폭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최근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고조되면서 중국 경제 관련 수치를 확보하거나 비판적 견해를 듣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진단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기간인 18일 3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하루 전 별다른 설명 없이 일정을 전격적으로 연기했다.
자오천신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부주임이 이후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3분기에 상당히 반등했다"고 밝혔지만, 3분기 수출입통계 등 최근 경제 수치 발표가 연이어 미뤄지면서 각종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WSJ은 전 세계가 중국 경제의 건전성에 대한 단서를 얻고 싶어하지만, 중국 내에서 경제 수치와 견해 표명에 대해 민감해하는 분위기가 커지면서 분석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통계의 투명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지난해 중국 통계당국과 민간 연구소들이 이미 발표했던 경제 데이터를 취소하거나 비공개로 돌린 사례가 속출했다.
또 정부 정책에 의문을 표했던 저명 애널리스트들의 소셜미디어 계정이 정지되기도 했다.
중국 증권당국의 경우 당대회를 앞두고 최근 몇 주 사이 골드만삭스를 포함한 증권사들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에 대한 견해 표명을 자제하도록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연구기관인 베이커연구원은 지난 8월 정기간행물을 통해 28개 주요 도시의 평균 주택 공실률이 미국·영국보다 높은 12.1%라고 발표했다가 며칠 뒤 이를 취소하고 조사 방법 상의 오류가 있었다고 사과했다.
중국 전역의 트럭 물류 정보를 제공하던 한 스타트업은 지난해 12월 관련 발표를 중단했으며, 현재는 외국인 투자자가 아닌 중국 정부와 자국민들에게만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중국 내 이코노미스트들이 당국의 심기를 거스를까 우려해 비관적 경제전망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 미국 투자회사 관계자는 중국 정보에 접근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정보가 부족하면 실제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 않더라도 시장에서는 최악을 예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지난주 예정됐던 3분기 수출입통계 발표가 미뤄진 것은 결재권자가 당대회에 참석하면서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준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3분기 경제성장률 발표가 미뤄진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일 수 있다면서, 전례가 없는 이번 일로 중국 경제 통계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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