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이 러시아의 집중적인 미사일 공세를 받은 우크라이나의 방공시스템 지원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현지 주재 유럽연합(EU) 회원국 대사 대상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이 우크라이나의 조기 경보시스템 개발 요청을 받아들여 지원했다고 전했다.
그는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지원 요청을 받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에 대한 정보 공유를 요청했으며, 생명을 구하는 조기경보 시스템 개발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간츠 장관은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쨌든 이스라엘은 다양한 실무적인 고려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무기 체계를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우리의 제한선 안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수한 방어 목적인 조기경보 시스템까지는 지원할 수 있지만 적국 군용기나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방공시스템은 '무기'로 간주할 수 있어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전날 러시아의 자국 영토 공격에 이란산 '자폭 드론'이 사용됐다면서, 이란과 외교 관계를 끊는 한편 이스라엘에는 방공망 제공을 공식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란은 이스라엘에 있어 '레드 라인'이다. 그리고 이란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범죄를 공모한 상태"라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주저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제는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쿨레바 장관은 19일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로 방공시스템 지원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 군사적 이해관계 문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해왔다.
특히 이스라엘은 우크라이나의 저고도 방공시스템인 아이언돔 등 방어용 무기 지원 요청도 거부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이런 '중립적' 태도는 지난 6월 라피드 총리 취임 후 확연히 달라졌다.
이스라엘은 최근 우크라이나 부상병을 입국시켜 치료해주고, 지난달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4개 지역에서 실시된 러시아 영토 편입 주민투표와 그 결과도 인정하지 않았다.
또 라피드 총리는 러시아의 크림 대교 폭발 보복 공습이 이어지자 지난 10일 이스라엘의 총리로는 개전 후 처음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공격을 공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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