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회사 "아침 7시부터 밤 10시 사이에 최대 4시간"
19일에도 발전소 3곳 파괴…젤렌스키 "전국 정전사태 막기 위해 최선"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한 러시아의 집요한 공격으로 전력 시설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우크라이나가 20일(현지시간) 전국적으로 순환 단전에 들어간다.
우크라이나는 국가 발전 용량의 40%를 잃은 상태라고 밝혔다.
CNN,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19일 전력 시설 손상으로 인해 긴급 단전이나 계획 단전을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에너지부 장관 고문인 올렉산드르 하르셴코는 이날 국영TV를 통해 발표된 성명에서 "불행히도 새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발전 시설과 용량의 약 40%가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말했다.
그는 "복구와 수리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기적은 어느 정도만 가능하다"며 "이에 따라, 우리는 전력망이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오늘과 내일 긴급 단전뿐만 아니라 계획 단전도 예상해야 한다"고 예고했다.
우크라이나의 국영 전력회사 우크레네르고도 이날 러시아 미사일 공격의 여파로 전력 소비를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우크레네르고는 "목요일(20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 사이에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전력 사용 제한이 적용될 수 있다"며 "정전은 교대로 진행되고 지속 시간은 지역 배전 회사에서 결정하겠지만 4시간보다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전력회사는 순환 단전 조치가 언제까지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단시간 내 원상복구가 어렵다는 점에서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는 19일에도 순항 미사일과 자폭용 드론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내 발전소를 집중적으로 타격했다.
우크라이나 지역 관리들에 따르면,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와 서부 빈니차, 이바노-프란키우스크 지역에 위치한 발전소 3곳이 큰 피해를 입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국적인 정전사태를 막기 위해 비상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회의 사진을 공개하고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스템이 붕괴하는 걸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도시와 마을, 촌락의 중요 인프라를 위한 '이동형 전력 포인트'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양한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달 10일부터 우크라이나의 전력망 등 기간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남·동부 전선에서 점령지를 빼앗기는 등 수세에 몰리자 우크라이나 내부의 전기와 난방, 물, 가스 등을 끊어 한겨울에 우크라이나인들을 고통에 몰아넣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 응급 서비스국에 따르면, 전날까지 러시아의 지속적인 공격으로 전국 4천개 도시와 마을에서 정전이 일어났고, 이중 1천162곳은 아직도 전력이 공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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