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콜롬비아, 코카 재배면적 43% 증가…코카인 생산도 40%↑"

입력 2022-10-21 06:24   수정 2022-10-21 06:31

유엔 "콜롬비아, 코카 재배면적 43% 증가…코카인 생산도 40%↑"
콜롬비아 정부 "마약과의 전쟁 안 통해…새 종합대책 마련중"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에서 코카인의 원료인 코카 재배 면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유엔 마약범죄사무국(UNODC)에 따르면 콜롬비아 내 코카 재배농가 면적은 2020년 1천430㎢(14만3천㏊)에서 지난해 2천40㎢(20만4천㏊)로 약 43% 늘었다.
이는 21년 전 UNODC에서 콜롬비아 코카인 생산 추이를 살피기 시작한 이래 가장 넓은 면적에서 코카가 재배되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코카인 생산량도 1천10t에서 1천400t으로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마약류는 대부분 미국과 유럽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게 UNODC의 분석이다.
UNODC는 코카 재배면적 증가가 2014년부터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콜롬비아 현 정부는 이 변화를 '마약과의 전쟁'이 실패했다는 방증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1970년대 초반 들고나와 널리 알려진 '마약과의 전쟁'은 마약 사범의 강력한 단속과 처벌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뜻한다. 과거 콜롬비아 역시 독성 강한 제초제를 동원해 마약 재배 농가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이어왔다.
지난 7월 취임한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그러나 무분별한 마약 억제 정책을 '비합리적'이라고 보고 코카 농가 말살이 아닌 코카인 소비 억제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의료용 공급 등 소규모 코카 재배 농민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면서 배를 곯게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네스토르 오수나 콜롬비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진행한 UNODC 모니터링 결과 발표에 대해 "마약과의 전쟁이 통하지 않았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코카인 합법화'까지는 아니지만, 종합적인 새 마약 정책 마련을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UNODC는 "많은 콜롬비아 코카 농가가 산림 보호구역 내에 있다"며 "코카 재배가 늘면 삼림 벌채 비율도 높아지고 생물 다양성도 계속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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