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가 '앙숙' 이란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전 세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피드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미국에 본부를 둔 러시아어 방송 RTVI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이란의 관계는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유럽 그리고 전 세계에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위험한 테러국가인데, 러시아가 이런 나라와 협력하는 것은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피드 총리는 이어 러시아에 자폭 드론을 공급하기로 한 이란의 결정을 용인할 수 없다면서도, 러시아와의 복잡한 관계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정책은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국제 관계는 복잡하다. 나에게는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키고 국가적 이익을 보장받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해왔다. 특히 시리아 내 군사적 역학관계 때문에 침략자인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으려 애써왔다.
전쟁 자체를 규탄하면서도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고, 서방의 대대적인 대러시아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또 우크라이나가 여러 차례 방어용 무기인 방공시스템 지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지난 6월 라피드 총리 취임 후에는 우크라이나 부상병을 치료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병합을 규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이란의 자폭 드론이 사용됐다는 주장이 이어지자,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같은 날 라피드 총리와 전화로 무기 지원 요청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쿨레바 장관은 트위터에 "라피드 총리와 러시아의 미사일과 이란산 드론이 촉발한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인명피해와 파괴에 대해 논의했다"며 "우크라이나의 방공망과 관련 기술 지원 요청 문제도 논의했다"고 썼다.
이스라엘의 한 고위 외교관리는 일간 하레츠에 "라피드 총리가 내달 1일로 예정된 총선 이후에도 총리직을 유지한다면, 우크라이나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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