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손실보상금·보전금 포함…자영업자 대출잔액 1천조 상회
금리인상에 이자부담 눈덩이…대출금리 1.5%p 상승시 1인 부담 351만원↑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정부가 코로나를 겪으며 방역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지급한 지원·보상금이 6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대규모 지원에도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코로나 전보다 300조원 넘게 증가했다. 최근에는 잔액이 1천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급격히 올라 이자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출 금리 1.50%포인트(p) 상승 시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1인당 평균 350만원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 소상공인 코로나 지원·보상금 60조원 상회
24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0년 9월 새희망자금부터 올해 2분기 손실보상금까지 기지급됐거나 지급 중인 소상공인 코로나 지원금과 보상금이 총 60조3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기부는 소상공인이 영업금지·영업제한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자 지난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새희망자금(2조8천억원)과 버팀목자금(4조2천억원), 버팀목자금플러스(4조8천억원), 희망회복자금(4조2천억원) 등 총 16조원이다.
새희망자금과 버팀목자금은 소상공인 대상이고, 버팀목자금플러스부터는 대상이 소기업까지 확대됐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방역지원금이 지급됐다.
1차 100만원씩 3조5천억원, 2차 300만원씩 10조7천억원 등 14조2천억원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손실보전금 22조6천억원이 1인당 600만~1천만원씩 지급됐다.
지난해 7월 법적 근거가 마련된 손실보상 제도를 통해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동안 지급된 손실보상금은 6조6천억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직전인 올해 4월 1∼17일 영업 시간 제한 등에 대한 사실상 마지막 손실보상금(8천900억원)까지 합하면 총 60조3천억원이다.
중기부와 별도로 고용노동부는 영세 자영업자와 특수고용직 종사자 등에게 새희망자금 전 1조2천억원 규모의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했다.
전기요금 감면 조치와 폐업 점포 재도전 장려금, 지방자치단체의 개별 지원금까지 합하면 전체 지원 규모는 더 커진다.
◇ 자영업자 대출 잔액 코로나 전보다 309조원 증가
정부가 대규모 지원에 나섰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살림살이가 크게 나아지진 않았다. 특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부채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994조2천억원으로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말(684조9천억원)보다 309조3천억원 늘었다.
이 중 사업자대출이 648조7천억원, 가계대출이 345조4천억원으로 2019년 말보다 각각 약 200조원, 109조3천억원 증가했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018년 말 624조3천억원에서 2019년 말에는 684조9천억원으로 60조6천억원 늘었지만 코로나 첫해인 2020년 말 803조5천억원으로 1년새 118조6천억원이나 급증했다.
지난해 말에는 909조2천억원으로 105조7천억원 더 늘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85조원 증가해 994조원이 넘었다. 3분기 중에는 1천조원이 넘었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 잔액이 대폭 커진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가파르게 올라 한계 상황에 내몰리는 소상공인·자영업자도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다.
[표] 자영업자 분기별 대출 잔액 추이 (단위: 조원)
┌───────┬───────┬───────┬──────┬──────┐
│ 연 │분기말│ 합계 │ 사업자대출 │ 가계대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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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 1 │636.4 │ 413.3│ 223.2│
│ ├───────┼───────┼──────┼──────┤
│ │ 2 │654.3 │ 425.9│ 228.4│
│ ├───────┼───────┼──────┼──────┤
│ │ 3 │670.6 │ 438.7│ 231.9│
│ ├───────┼───────┼──────┼──────┤
│ │ 4 │684.9 │ 448.8│ 236.1│
├───────┼───────┼───────┼──────┼──────┤
│ 2020 │ 1 │700.0 │ 460.4│ 239.6│
│ ├───────┼───────┼──────┼──────┤
│ │ 2 │755.1 │ 489.3│ 265.9│
│ ├───────┼───────┼──────┼──────┤
│ │ 3 │777.4 │ 501.9│ 275.5│
│ ├───────┼───────┼──────┼──────┤
│ │ 4 │803.5 │ 520.6│ 282.9│
├───────┼───────┼───────┼──────┼──────┤
│ 2021 │ 1 │831.8 │ 541.0│ 290.8│
│ ├───────┼───────┼──────┼──────┤
│ │ 2 │858.4 │ 561.3│ 297.0│
│ ├───────┼───────┼──────┼──────┤
│ │ 3 │887.5 │ 583.5│ 304.0│
│ ├───────┼───────┼──────┼──────┤
│ │ 4 │909.2 │ 599.5│ 309.6│
├───────┼───────┼───────┼──────┼──────┤
│ 2022 │ 1 │960.7 │ 625.1│ 335.6│
│ ├───────┼───────┼──────┼──────┤
│ │ 2 │994.2 │ 648.7│ 345.4│
└───────┴───────┴───────┴──────┴──────┘
(자료=김회재 의원실)
한은은 대출금리가 1.5%p 상승하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이 10조8천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올 6월 말 자영업자 차주 306만8천명을 기준으로 산출한 것으로 1인당 평균 이자 부담은 351만원 증가한다.
대출금리 인상 폭에 따른 자영업자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은 0.25%p시 59만원, 0.50%p시 117만원, 1.00%p시 234만원 등이다.
지난 12일 사상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 인상)을 밟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내달 또다시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실 우려는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소상공인의 금융 문제는 조만간 터질 문제로 보이지만 당국의 별 사전 대응이 없는 것 같다"며 "소상공인 대환대출 대상을 사업자대출 외에 사업주 개인대출까지 확대해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표]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자영업자 이자부담 증가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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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조원, 만원)│
├────────────┬─────┬──────┬─────┬─────┤
│대출금리 상승폭 │ 0.25%p │ 0.50%p │ 1.00%p │ 1.50%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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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자부담 증가규모│ 1.8│3.6 │ 7.2│ 10.8 │
├────────────┼─────┼──────┼─────┼─────┤
│ 1인당 평균 │59│117 │ 234│ 351│
│ 이자부담 증가규모│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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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영업자 대출잔액(994.2조원, 올해 2분기 말)을 기준으로 추정한 금액 │
│ 자영업자의 모든 변동금리 대출상품의 금리가 동일하게 상승한다고 가정 │
│이자부담 증가규모를 자영업자 차주 수(306.8만명, 올해 2분기 말)로 나눈 │
│값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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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김회재 의원실)
k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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