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혐의"…야권 강력 반발 "고법에 항소할 것"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경제난과 대홍수가 겹친 파키스탄에서 정국마저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돈(DAWN) 등 파키스탄 매체에 따르면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임란 칸 전 총리에 대해 5년간 공직 박탈 결정을 내렸다.
칸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시절 외국 관리 등으로부터 받은 고가의 선물들을 불법적으로 판매하거나 은닉한 혐의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선관위의 결정에 따라 칸 전 총리가 의원직에서 물러나야할 뿐만 아니라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총선에도 나설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고 해석했다. 그는 현재 야권에서 가장 강력한 지도자로 꼽힌다.
칸 전 총리 측은 선관위의 결정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의 변호사인 바리스터 알리 자파르는 선관위는 법원이 아니기 때문에 공직 출마 금지 같은 법적 선언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칸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의 대변인인 파와드 차우드리는 "선관위 결정은 2억2천만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지지자들에게 거리로 나와 시위하라고 촉구했다.
칸 전 총리는 이와 관련해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에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켓 스타 출신으로 2018년부터 정권을 이끈 칸 전 총리는 코로나19 사태로 망가진 경제 회복에 실패하고 부패 척결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격을 받아오다 지난 4월 의회 불신임으로 퇴출당했다.
그는 미국 등 외국 세력의 음모로 총리직에서 밀려났다고 주장하며 지지자들을 이끌고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후 PTI는 지난 7월 정치적 핵심 지역인 펀자브주의 보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는 등 영향력을 다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법원이 경찰과 판사를 위협한 발언으로 입건된 칸 전 총리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법원은 칸 전 총리에게 테러 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말라고 명령했고, 테러 혐의 적용에 정치적 음모가 작용했다고 주장하던 칸 전 총리는 더욱 기세를 올리게 됐다.
그는 정권 퇴진과 조기 총선 등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셰바즈 샤리프 총리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을 결집해 칸 전 총리를 불신임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연정 내에 워낙 다양한 집단이 모인 탓에 결속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와중에 경제난은 심각해지고 있고 최근에는 국토의 3분의1이 물에 잠길 정도로 큰 물난리까지 겹쳐 국정 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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