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집행위원장 "中 원자재·기술 의존 위험"…탈중국 속도 시사

입력 2022-10-22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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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집행위원장 "中 원자재·기술 의존 위험"…탈중국 속도 시사
'러 사태 재발 막아야' 공감대…원자재·반도체법 도입 서두를 듯
이틀간 EU 정상회의 폐막…'반러 연대' 과시에도 입장차 재확인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와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앞으로 탈(脫)중국에 속도를 낼 것임을 시사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틀간의 EU 정상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러시아의 화석연료에 대한 과잉 의존을 없애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의 경우 기술과 원자재 의존도에 대한 위험(이 있다)"며 "우리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국으로부터의 원자재 공급을 다변화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특히 "이런 맥락에서 반도체법(Chips Act)과 핵심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s Act)이 우리가 의제로 다뤄온 주요 이니셔티브"라며 "이는 기본적으로 우리의 의존도에 맞선 전략적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촉발된 초유의 에너지난과 같은 사태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EU 정상회의 둘째 날은 대중관계에 대한 '전략적 토론'이 진행됐는데, EU 행정부 수장인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발언을 고려하면 토론에서도 관련 논의가 집중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그는 이날 정상회의 논의 초점을 소개하면서 "중국의 체제는 우리와 근본적으로 다르고, 우리는 그 경쟁의 본질을 인지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 당대회와 관련해서는 "시 주석이 매우 공세적이고 자립적인 행보를 지속해서 강화하려 한다는 점이 명백했다"고 평가하면서 "중국은 동아시아와 전 세계적으로도 자신들의 영향력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인 지난 2월에는 러시아와 중국 간 소위 '무제한 협력'(no-limits partnership)도 우리는 목격했는데, 이러한 전개는 EU-중국 관계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우회적인 경고 메시지도 발신했다.
다만 EU 정상회의가 끝난 뒤 이날 배포된 정상회의 결과 자료에는 중국 현안과 관련해서는 논의가 진행됐다는 점만 짤막하게 언급됐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오늘 논의는 안이함을 피하겠다는 분명한 의지와 한편으로는 (중국을 상대로) '체제 대립'의 논리에 돌입하고 싶지도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정상회의에서 EU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적인 재정 지원 방안도 잠정 합의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내년부터 매달 우크라이나에 15억 유로(약 2조원)씩의 자금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가 매달 30∼40억 유로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자금 수급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틀간 일정을 마무리한 EU 정상회의는 러시아의 무차별 공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확고한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인 에너지 가격 안정을 위한 천연가스 가격 상한제 도입을 이번에도 결론 내리지 못한 건 한계로 지적된다.
오는 25일 EU 에너지장관 회의에서 상한제의 시장 영향 분석을 위한 방안이 구체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논의에 진전이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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