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더크라운' 사실왜곡 논란에 "허구의 드라마" 인정

넷플릭스, '더크라운' 사실왜곡 논란에 "허구의 드라마" 인정
영국 전 총리·배우 잇단 비판…"악의적이고 잔혹한 선정주의"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영국 왕실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을 놓고 사실 왜곡 논란이 잇따르자 넷플릭스가 21일(현지시간) 이 드라마에 대해 허구라고 인정했다.
넷플릭스는 '더 크라운' 시즌 5 공식 홈페이지와 관련 소셜미디어 등에 이 작품이 허구라는 고지 사항을 추가했다.
이 스트리밍 업체는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허구적인 극화(더 크라운)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그의 통치 기간을 형성한 정치적, 개인적인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고 시청자들에게 안내했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더 크라운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이 드라마가 사실이라고 주장한 적이 없다면서도 허구의 작품이라고 공식화하진 않았다.
2020년 영국 정부는 더 크라운이 '픽션'이라고 인정하고 관련 고지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넷플릭스는 이를 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 왜곡 논란이 가열되고 당사자들의 반발이 확산하자 넷플릭스는 11월부터 방영하는 시즌 5를 앞두고 작품의 허구성을 강조하게 됐다고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전했다.



이 드라마는 최근 시리즈에서 찰스 왕세자(현 찰스 3세 국왕)와 당시 존 메이저 총리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퇴위를 위한 음모를 꾸몄다는 식으로 방영했고, 메이저 전 총리는 성명을 내고 "악의적인" 왜곡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영국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한 명인 주디 덴치는 금주 더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더 크라운은 잔혹한 선정주의이고 영국 왕실에 불공평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극 중 다이애나비와 찰스 왕세자의 결혼 생활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을 다룬 시즌 4에선 넷플릭스가 일부 내용을 상업적으로 왜곡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영국 왕실 전기작가 윌리엄 쇼크로스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더 크라운은 거짓말과 반쪽 진실로 가득 찬 드라마"라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이 생전 이 드라마의 사실적이지 않은 내용에 대해 불같이 화를 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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