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아이티 갱단 두목 제재키로…군사개입은 빠져

입력 2022-10-22 06:13  

안보리, 아이티 갱단 두목 제재키로…군사개입은 빠져
여행금지·자산동결·무기금수 조처…콜레라 확산 우려도 비등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의 극심한 사회 혼란을 부추긴 갱단 두목을 제재하기로 의결했다.
안보리 15개 이사국은 21일(현지시간) 회의를 열어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일대 갱단 연합체인 'G9'의 두목 지미 셰리지에에 대한 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미국과 멕시코에서 작성한 이 결의안은 셰리지에에 대해 여행 금지, 자산 동결, 무기 금수 조처를 내린다는 게 골자다.
전직 경찰관인 셰리지에는 수도 포르토프랭스 9개 갱단 연합체인 'G9'를 이끄는 인물이다. 아이티 치안 악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바비큐'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는 지난해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세력을 규합해 일부 인프라를 장악하는 등 도시를 사실상 전쟁터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아이티 석유 저장량 중 70%가 보관된 바로(Varreux) 유류 터미널을 장악해, 그전부터 심화하던 연료난을 더 부추기고 사회 전반을 대혼란에 빠지게 했다.


경찰에 재직하는 동안에도 셰리지에는 무장 갱단 공격에 관여했는데, 당시 민간인 71명이 숨지고 400채 이상의 주택이 파괴됐다고 안보리는 결의안에 적시했다. 최소 7명의 여성이 성폭행을 당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보리는 또 아이티 평화와 안보,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개인과 단체를 적절히 차단하기 위한 위원회도 신설하기로 했다. 위원회에서는 무기 밀매, 인권 침해, 국제원조 방해 등에 대해 감시하고 대응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초안에 담겼던 아이티에 대한 무장병력 긴급 파견과 아이티 경찰에 대한 지원은 최종 결의안에서 빠졌다. 앞서 러시아와 중국은 아이티에 무장 개입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리엘 앙리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일반 시민 시위까지 겹치며 사회 불안이 악화일로에 놓인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규모 콜레라 확산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미주 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는 "치료 센터 부서에서도 현재 4명의 콜레라 환자가 확인됐다"며 소요 사태와 연료난으로 콜레라 의심 샘플 및 필수 인명구조 용품 운송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기준 아이티 내 콜레라 사망자는 47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는 127명이고, 의심 사례는 1천235명으로 나타났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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