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준동맹국' 호주와 신안보선언…긴급사태시 중국 공동대응

입력 2022-10-22 14:39  

일본, '준동맹국' 호주와 신안보선언…긴급사태시 중국 공동대응
호주산 LNG·희토류 안정 공급도 협력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과 호주가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에 공동대응하는 내용의 새 안보 공동선언을 22일 발표했다.
호주를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이날 호주 서부 퍼스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 후 '안전보장 협력에 관한 신 일본·호주 공동선언'에 서명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신공동선언에서는 군사적인 움직임을 강화하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일본과 호주의 주권이나 지역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긴급사태'의 경우 서로 협의해 대응을 검토하는 것을 명기했다.
또 선언에는 공급망 구축 등 경제안전보장 촉진을 강조하며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무역 등 공통의 가치관을 제시하고 국제법에 근거한 평화적인 분쟁 해결을 호소하는 내용도 담겼다.
기시다 총리는 공동선언에 대해 "앞으로 10년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007년 3월 일본과 호주가 발표한 기존 안보선언에는 테러 대책과 미국과 일본, 호주 3개국 협력 강화, 북한 핵·미사일 대응 협력 등이 포함됐지만, 중국을 염두에 둔 내용은 없었다.
양국 정상은 안보선언 이외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격이 급등한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희토류 등 에너지·자원 분야 등의 협력도 진전시키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
일본은 LNG의 40%, 철광석의 60%를 호주에서 수입한다.
일본과 호주는 중국이 동·남중국해와 태평양에서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등 양국에 공통으로 위협이 되고 있다고 판단해 협력 강화를 추구하면서 사실상 '준동맹국'의 관계를 맺고 있다.
양국은 2007년 안보선언을 발표했으며 외교·국방장관(2+2) 회담도 개최했다.
올해 1월에는 양국 군대가 연합 훈련 등의 목적으로 상대국을 방문할 때 무기를 반입하는 절차 등을 간소화하는 '원활화 협정'(RAA)도 체결했다.
중국은 지난 4월 호주와 인접한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맺는 등 태평양 도서국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5월 취임한 앨버니지 총리와 이번까지 총 4번 정상회담을 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5월 도쿄에서 열린 미국, 일본, 호주, 인도로 구성된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담에 참석했으며 지난달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국장(國葬) 때도 일본을 찾았다.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때도 양국 정상은 회담을 개최했다.

sungjin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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