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빅스텝'·11월 기준금리 인상 반영되면 더 오른다
채권금리 급등에 주담대 혼합형도 7% 중반까지 상승
전세대출 받은 청년층 이자 부담↑…"월세 전환 늘어날 수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박대한 민선희 기자 =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섰다.
기준금리 인상에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7%로 굳어진 데 이어 서민들에게 가장 민감한 전세대출 금리까지 뛴 것이다.
한국은행은 오는 11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돼 연내 대출금리가 8%에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년간 많게는 수억원씩 전세보증금이 오른 가운데, 금리까지 오르면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전세를 월세로 돌리거나 집을 옮기는 세입자가 속출할 수도 있다.
◇ 전세대출 금리 7% 넘어…주담대도 7% 중반까지 올라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주택금융공사 보증, 신규코픽스 6개월 연동 기준)는 지난 22일 기준 연 4.540∼7.057% 수준이다.
지난 9월 말(연 4.260∼6.565%)과 비교하면 20일 사이 하단이 0.280%포인트(p), 상단이 0.492%포인트 올랐다.
작년 말(3.390∼4.799%)보다는 상·하단이 각각 2.258%포인트, 1.150%포인트나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6개월 연동 기준)도 현재 연 5.09∼7.308%다. 9월 말(연 4.510∼6.813%)보다 상·하단이 각각 0.495%포인트, 0.580%포인트 높아졌다.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코픽스 금리가 이달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0.44%포인트 오른 영향이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 역시 연 5.210∼7.621%로, 20일 새 상·하단이 0.480%포인트씩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민평평균) 금리가 같은 기간 4.851%에서 5.467%로 0.616%포인트 상승했기 때문이다.
미국 등 주요국이 긴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최근 자금시장 불안까지 겹치면서 국내 채권 시장 금리는 빠르게 치솟고 있다.
[표] 시중은행 대출금리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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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9월 30일 │2022년 10월 22일│하단, 상단 변동 │
│ │ ││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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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주택금융 │연 4.260∼6.565% │연 4.540∼7.057%│+0.280%p, +0.492│
│공사 보증, 신규코 │ ││%p │
│픽스 6개월 기준) │ │││
├─────────┼─────────┼────────┼────────┤
│주택담보대출 변동 │연 4.510∼6.813% │연 5.090∼7.308%│+0.580%p, +0.495│
│금리(신규 코픽스 6│ ││%p │
│개월 기준)│ │││
├─────────┼─────────┼────────┼────────┤
│주택담보대출 고정 │연 4.730∼7.141% │연 5.210∼7.621%│+0.480%p, +0.480│
│금리(금융채 5년물 │ ││%p │
│기준) │ │││
├─────────┼─────────┼────────┼────────┤
│신규코픽스│2.960%│3.400% │+0.440%p│
├─────────┼─────────┼────────┼────────┤
│은행채 5년물(AAA·│4.851%│5.467% │+0.616%p│
│무보증·민평평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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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채권정보센터 자료 취합
◇ 기준금리 11월에 또 오른다…연말 대출금리 8% 넘을 듯
대출 금리는 당분간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일단 한은의 '빅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영향을 반영한 10월 코픽스가 내달 발표되면, 코픽스를 기준으로 삼는 변동금리 상품 금리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미국의 잇따른 '자이언트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맞서 오는 11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금통위 직후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1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환율 등을 보고 11월 인상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올려 최종적으로 3.50∼3.7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대출금리는 10월·11월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되면 연말께 8%를 넘어설 전망이다.
만약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8%대에 이르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거의 14년 만의 일이다.
◇ 전세대출, 변동금리 비중 94%…"월세 전환 늘어날 수도"
최근 몇 년 사이 전세보증금이 급격히 오른 상태에서 전세대출 금리까지 빠르게 오르면 세입자들의 고통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전세대출은 대부분이 변동금리형이라 금리 상승에 취약하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변동금리형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51조5천억원으로 전체 162조원의 93.5%에 달했다.
전세대출을 받은 차주 절반 이상이 20∼30대인 점을 고려하면, 청년층의 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전세대출 금리 급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전월세전환율{연간임대료/(전세금-월세보증금)×100}은 5.8% 수준이다.
예를 들어 5억원짜리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경우, 보통 5억원의 5.8%(2천900만원)를 12개월로 나눈 약 243만원을 월세로 낸다는 뜻이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전월세전환율보다 낮으면, 세입자 입장에서 대출을 받아 이자를 무는 게 유리하지만, 금리가 지금처럼 최고 7%까지 높으면 월세 부담이 크더라도 집주인과의 합의를 통해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어 차주들의 원리금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전세를 월세로 돌리거나, 다른 집으로 옮기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skk999@yna.co.kr, pdhis959@yna.co.kr,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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