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이우위직 이환위리'…위기 후 도약 준비하자"

입력 2022-10-23 09:10  

최태원 "'이우위직 이환위리'…위기 후 도약 준비하자"
그룹 CEO 세미나서 "경영환경 어렵지만 새로운 해법 찾아야"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세계적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기업에 부정적인 요인들에 대해 "경영 환경이 어렵지만 비즈니스 전환 등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찾으면서 위기 이후 맞게 될 더 큰 도약의 시간을 준비하자"고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당부했다.
23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9~21일 제주 디아넥스 호텔에서 열린 '2022 CEO 세미나' 폐막 연설에서 '이우위직(以迂爲直) 이환위리(以患爲利)'라는 경구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우위직 이환위리'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로 '다른 길을 찾음으로써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고난을 극복해 오히려 기회로 삼는다'는 뜻이다.
최 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요소를 비즈니스에 내재화해 지속적 성장성을 확보하고 기업 가치를 증대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데이터 기반 경영전략 실행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각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지정학적 긴장 등 거시 환경의 위기 요인이 추가로 증가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계열사별로 연말까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전략을 수립하라고 주문했다.
올해 CEO 세미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006120]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 30여명과 외부 전문가들이 참석해 지정학적 위기와 인플레이션,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지표들을 점검하고 각 요인이 국내외 경제에 미칠 영향과 대비책을 논의했다.
CEO들은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자 연내 다양한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기업가치 창출 기반 마련을 위해 각사가 추진해 온 경영시스템 혁신 작업 등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아울러 "팬데믹 충격과 지정학 현안, 기후변화, 인플레이션 등 복합 위기로 어느 때보다 엄중한 경영 환경에 놓여 있다"며 "생존과 성장을 위해 그동안 추진해 온 '경영시스템 2.0' 구축, 파이낸셜 스토리 재구성 등에 박차를 가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경영시스템 2.0'은 최태원 회장이 지난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재무 성과 등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유무형 자산, 고객 가치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된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기존 경영시스템을 혁신하자는 취지로 제안한 개념이다.
앞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19일 개막 연설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려면 글로벌 1위 수준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성과를 내야 하며 포트폴리오 업그레이드를 통해 미래 성장 분야를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장은 "경쟁자들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경제적 해자(垓子)'를 갖춘 기업만이 장기간 독보적 지위를 유지하면서 높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며 "각사별로 이른 시일 안에 '경제적 해자'를 만들 수 있도록 파이낸셜 스토리를 보완해 기업가치를 높이자"고 했다.
세미나 기간 CEO들은 경영시스템 2.0 구축과 연계한 SKMS(SK그룹 고유 경영 철학과 방법론) 업그레이드, 지배구조 혁신을 위한 이사회 역할 및 역량 강화, 2030년 RE100 달성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pul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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