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룟값 인하·6천억원 무이자 서민 지원 약속도 불이행"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윌리엄 루토 케냐 신임 대통령이 재정 부족으로 생활비 인하 등 대선 캠페인 당시 주요 공약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취임한 루토 대통령은 집권 5주 동안 주요 정책을 축소하고 야심 찬 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것으로 특징지어졌다고 일간 데일리네이션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앞서 그는 치솟은 생활비를 낮추겠다고 했지만 연료보조금을 폐지했다. 또 50kg들이 비료 가격을 2천500실링(2만9천450원)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했지만, 글로벌 시장 상황을 비난하며 가격 상한선을 3천500실링까지 올렸다.
자신을 밑바닥에서 자수성가한 대표적 인물로 내세운 루토 대통령은 경제적 취약계층을 위한 500억 달러(5천890억 원)의 무이자 신용 대출을 공약했으나 이 또한 재정부담에 결국 지킬 수 없게 됐다.
케냐중앙은행(CBK)의 상업은행에 대한 여신금리는 지난 8월 12.38%로 2019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서민들의 이자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루토 대통령은 다만 서민 대출에 대해 10% 이내로 이자를 제한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집권 엘리트들을 위한 자리를 만드는 것과 같은 정치를 더는 않겠다는 내용의 공약도 무색해졌다. 새 정부는 최근 헌법에 반해 행정차관(CAS) 자리를 신설하려고 시도했다.
또 최고 각료(Prime Cabinet Secretary) 자리를 신설해 집무실을 새로 짓고 사무실에 직원을 고용하면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야당 측인 오피요 완다이 상원 원내총무는 새 행정부가 일관성 없이 시행착오를 거쳐 운영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여당 소속인 넬슨 코에치 의원은 그러나 "정부 프로그램을 위한 기금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우리가 재무부에서 넘겨받은 재정은 모두 부채 상환과 급여 지급에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전 세계적으로 행정차관이 없는 나라는 없다"며 정부가 성과와 효율성에 전념하고 있다고 대통령을 변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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