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되며, 총 임기 '15년 플러스 알파'의 장기 집권체제 문을 열었다. 시 주석의 3연임은 마오쩌둥 이후 처음이다. 중국의 집단지도체제는 유명무실해지고 시 주석 1인 지배체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당 20기 중앙위 제1차 전체회의 직후 이날 공개된 시진핑 3기 시대의 지도부 면면은 이를 증명한다. 상하이시 당 서기를 지낸 리창 등 시 주석 측근 4명이 새로 진출하는 등 7인의 최고 지도부 전원이 시 주석과 시 주석의 복심 인사들로 채워졌다. 반면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아온 후춘화 부총리는 정치국 위원으로도 뽑히지 못하는 등 타 파벌은 사실상 전멸했다. 앞으로 시진핑 중심의 집중적인 원팀의 권력 기반이 구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제 3기 시진핑 시대 중국이 어디로 향할지 전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몇 가지 단서들은 그동안 공개됐다. 전날 폐막한 당 대회에서는 중국 공산당의 헌법인 당장(黨章·당헌)에 대만 독립에 대한 단호한 반대 및 억제 의지를 명기했다. 시 주석은 지난 16일 당 대회 개막식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포기 약속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른바 '핵심 이익' 수호를 위해서는 군사 대결도 불사하는 강경한 대외정책을 펼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시 주석은 경제문제에 있어서는 분배를 좀 더 강조하는 '공동부유(共同富裕)'를 자주 언급해 왔다. 그동안의 개혁·개방과 중국의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에 변화가 있을 소지도 충분해 초미의 관심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정학적 특성상 중국의 크고 작은 변화는 한반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심화 속에 한반도 주변에선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가 형성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대만 문제 등을 놓고 미중 갈등은 더욱 격화할 수 있고, 이는 한반도에 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중국과 북한 간의 관계 강화 조짐도 예사롭지 않다. 이달 초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국은 오히려 북한을 감싸고 돌았다. 시 주석은 지역 정세가 심각하다면서 김정은에게 북중 간 전략적 소통을 증진하자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에서 시진핑 3기가 시작됐다.
시진핑 3기 체제하의 새로운 변화로 인해 닥칠지도 모를 중국의 복합 도전은 슬기롭게 극복하고 동시에 기회는 잃지 않는 세밀하고 전략적인 대중 접근이 우리 정부로선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서는 굳건한 한미동맹이 기반이겠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국익 최우선의 원칙하에 정부는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를 냉철하게 들여다보고 시진핑 3기 중국과 어떻게 협력하고 공존해 나갈지 숙고해 가기 바란다. 국제질서와 주변 정세를 냉철히 분석하고, 필요한 일은 미리 준비하며 유연하고 치밀한 대중 외교·경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