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큐브홀딩스·카카오모빌리티 건, 조사 마쳐 조만간 심의 전망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김다혜 기자 = 카카오[035720] '먹통' 사태를 계기로 독과점 플랫폼 규제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의 각종 불공정행위에 대한 제재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국회와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는 카카오 관련 회사들의 금산분리 규정 위반과 가맹택시 특혜, 저작권 가로채기 등 각종 의혹을 다각도로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위는 우선 카카오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해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평가받는 케이큐브홀딩스가 금산분리 규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 이미 조사를 마치고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한 상태다.
케이큐브홀딩스는 2007년 1월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카카오 창업자이자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총수)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지난해 업종을 경영컨설팅업에서 금융투자업으로 변경했는데, 그 이전에도 사실상 금융업을 영위하면서 비금융업으로 허위 신고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사건은 김 센터장의 지정자료 허위 제출 의혹과도 연결돼있다. 공정위가 김 센터장이 고의로 계열사 관련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것으로 파악했다면 검찰 고발까지도 가능한 사안이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이 사건에 대해 "조사를 마치고 심의가 예정돼있다"고 밝혔다. 심사보고서 발송을 완료했으며 조만간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한 위원장은 20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플랫폼 독과점에 특화된 제도 개선 및 법 집행 강화 방안'을 보고하면서 '(플랫폼 기업의) 대기업집단 시책 위반 행위 등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케이큐브홀딩스와 김 센터장에 대해 상당한 수위의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앱을 통해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에 '콜'(승객 호출)을 몰아줘 특혜를 준 혐의에 대해서도 제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건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치고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지난 4월 위원회에 상정했다.
6개월째 이 건을 다루는 전원회의가 열리지 않았으나, 최근 일련의 사태로 추진력이 생기면 심의가 본격화해 조만간 제재 여부와 수위가 결정될 수 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이 사건 외에도 우티·타다 등 경쟁사 가맹택시에는 콜을 주지 않아 경쟁을 제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한 제재 절차도 밟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웹소설 공모전을 진행하면서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참가자들이 출품한 작품의 저작권을 부당하게 가져갔다는 혐의다.
카카오모빌리티 추가 조사 건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련 건도 최근 플랫폼 규제 분위기로 탄력을 받으면 향후 제재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공정위는 카카오 외 다른 플랫폼 기업 관련 사건의 심의를 다수 앞두고 있다.
구글의 경쟁 앱 마켓 사업 활동 방해, 네이버와 쿠팡의 과장·기만 광고 의혹, 쿠팡의 자체브랜드(PB)상품 리뷰 조작 의혹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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