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동맹 '약한 고리' 우려 의식한 듯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의 부총리 겸 외무장관인 안토니오 타야니의 첫 공식 업무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였다.
타야니는 2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외무부에 입성한 뒤 첫 통화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인 드미트로 쿨레바와 했다"며 "나는 이탈리아가 러시아의 침공에 반대하고 우크라이나의 자유 수호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정의 없이는 평화도 없다"며 "그리고 정의는 우크라이나의 독립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조르자 멜로니 신임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은 이날 대통령 관저인 로마 퀴리날레 궁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인 멜로니는 다음 주 국회 연설을 통해 차기 정부의 외교 노선을 비롯해 향후 국정 운영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그전에 타야니 외무장관이 첫 공식 업무로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에게 새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타야니 외무장관은 전진이탈리아(FI) 부대표로 이 당의 대표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최측근 인사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가 공개돼 파문을 일으켰다.
3차례 총리를 역임한 베를루스코니는 이번 총선에서 멜로니 등과 우파 연합을 결성해 9년 만에 상원의원에 복귀했다.
새 정부 핵심 인사인 베를루스코니가 친푸틴 본색을 드러내면서 이탈리아가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유럽의 단일대오에 균열을 낼 것이라는 우려는 더욱 커졌다.
그러자 멜로니는 총리 지명 전인 지난 19일 "우리가 정부를 구성할 이탈리아는 결코 서방 진영의 약한 고리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새 정부는 친나토·친유럽일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친유럽파로 통하는 타야니 외무장관도 취임하자마자 우크라이나와 소통에 나서며 국제 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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