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낵 전 재무장관 출마선언…존슨 측 '100명 확보' 주장 논란
단일 후보시 24일 총리 결정…28일 최종 당원투표까지 가면 예측 불허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차기 보수당 대표 및 총리 후보 마감을 하루 앞둔 23일(현지시간) 후보 단일화가 일단 불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더 타임스는 이날 유력 두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총리와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의 전날 저녁 회동에서 단일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존슨 전 총리는 이날 아침 지지자들에게 자신이 민주적으로 위임을 받은 유일한 후보라고 말하면서 2019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며 전국 유권자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존슨 전 총리가 이날 절박하게 의원들의 지지를 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낵 전 장관도 이날 오전 출마 선언을 하면서 지금으로선 두 후보가 경합을 벌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수낵 전 장관은 트위터에 "영국은 훌륭한 나라이지만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했다"라며 "그것이 내가 출마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두 후보에 한참 뒤지는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는 가장 먼저 출마 선언을 한 뒤 완주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는 이날 BBC 인터뷰에서 존슨 전 총리와 합의설에 관해 "완전히 잘못됐다"고 부인했다.
BBC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의원 145명이 수낵 전 장관을 공개 지지했다.
후보등록 기준 100명을 가장 먼저 넘었을 뿐 아니라 존슨 전 총리(57명), 모돈트 대표(23명)를 크게 앞선다.
존슨 전 총리 측은 이미 100명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수낵 전 장관 측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총리 후보 등록 마감은 24일 오후 2시다. 보수당 의원 수가 357명이고 의원 100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등록할 수 있으므로 후보는 최대 3명이 가능하다.
만약 후보가 1명이면 바로 결과가 나온다.
후보가 2명이면 오후에 원내 투표를 하고 오후 6시에 결과가 나온다. 그러나 이는 순위를 가르는 것일 뿐이지 당락을 결정하진 않는다.
이 결과를 들고 후보들은 TV로 중계되는 가운데 선거 유세를 하고 전체 보수당원들은 온라인 투표를 한다.
당원 투표는 28일 오전 11시 마감이고 이날 차기 총리가 결정된다.
만약 후보가 3명이면 24일 오후 1차 투표에서 최소 득표자를 떨어뜨려 후보를 2명으로 좁히고 2차 투표에서 두 후보 간에 순위를 가른다. 2차 투표 결과는 오후 9시에 나온다. 이후 절차는 동일하다.
존슨 전 총리와 수낵 전 장관은 당원 투표에서 막상막하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존슨 전 총리 측에선 당원투표로 가면 존슨 전 총리가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텔레그래프지와 사반타 콤레스가 보수당 구의원 24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지지율이 수낵 전 장관은 48%, 존슨 전 총리는 45%였다.
다만 오피니움이 1천5명을 대상으로 이날 한 설문조사에선 수낵 전 장관이 45%, 존슨 전 총리가 27%였다.
수낵 전 장관 지지자들 중엔 존슨 전 총리의 전 비서실장 스티브 바클레이, 데이비드 프로스트 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담당 부장관, 지난 총리 선거에 출마했던 케미 배디너크 국제통상부 장관도 있다. 존슨 전 총리 측은 수엘라 브레이버먼 전 내무장관을 잡으면 당의 우파 의원들을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브레이버먼 전 장관은 수낵 전 장관의 손을 들었다.
이 밖에 사지드 자비드 전 보건장관, 톰 투겐트하트 안보 담당 부장관, 도미닉 라브 전 부총리 등도 수낵 전 장관을 밀고 있다.
보수당 우파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인 스티브 베이커 북아일랜드 담당 장관은 "존슨 전 총리는 보장된 재난"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파티게이트'와 관련해 존슨 전 총리가 의회에서 거짓말을 했는지에 관한 조사가 진행 중인 점에 우려를 표했다.
라브 부총리도 의회 조사를 지적하면서 "우리는 후퇴할 순 없다. 파티게이트 연속극을 또 볼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 이슈는 경제가 될 것이며, 수낵 전 장관은 지난여름 선거에서 옳은 공약을 내놨고 이는 지금도 적용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배디너크 장관은 선데이 타임스 인터뷰에서 불출마 의향을 밝히면서 "수낵 전 장관은 우리에게 필요한 진지하고 정직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존슨 전 총리는 벤 월리스 국무장관, 제이컵 리스-모그 산업부 장관, 나딤 자하위 전 재무장관, 제임스 클리버리 외무장관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프리티 파텔 전 내무장관은 "존슨 전 총리는 팀을 통합시키고 영국을 더 강하고 번영하게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자하위 전 장관은 "재무장관 시절 '보리스 2.0'의 모습을 미리 봤다"면서 "존슨 전 총리는 자신의 실수에 솔직했고, 실수를 통해 나라를 어떻게 더 잘 이끌지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편 전 산업부 장관 앤드리아 레드섬은 익스프레스지 기고문에서 모돈트 대표야말로 당과 나라를 통합시킬 인물이며 경험 많은 각료이자 열렬한 브렉시트 지지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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