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전망치 2.9%…"소비 회복 아닌 수입 감소 때문"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올해 1·2분기 연속 마이너스였던 미국 경제성장률이 3분기에는 플러스로 반등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실제 체감경기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각종 경제 지표를 바탕으로 미 국내총생산(GDP) 전망을 추정하는 'GDP 나우'는 19일 기준 3분기 GDP 성장률을 2.9%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14일 전망치 2.8%보다 올라간 것이다. 미 상무부의 공식 3분기 GDP 발표는 27일 예정돼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1·2분기에 마이너스로 추락한 미국 성장률은 이후 6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지만, 올해 1·2분기 들어 -1.6%, -0.6%로 다시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경기후퇴 우려를 키웠다.
기술적으로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시 경기후퇴로 보지만, 미국에서는 실업률이 역대 최저 수준일 정도로 노동시장이 뜨거운 만큼 실제 경기후퇴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논쟁이 일기도 했다.
WP는 다음 달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나올 3분기 GDP 지표가 집권 민주당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면서도, 이는 서류상의 개선일 뿐이라는 시장 일각의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요 둔화에 따른 수입 감소로 무역적자가 줄었고, 코로나19 확산 당시의 공급망 문제 해결로 재고 수준이 개선되면서 3분기 GDP가 반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미국인들의 일상생활 개선과 거리가 있으며, 소비 회복이 아닌 수입 감소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인 다수가 경제를 극도로 비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소비 심리도 사상 최저 수준이라는 것이다.
WP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2% 올랐고 식료품 등 생필품 가격은 훨씬 많이 올랐다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임금 상승분과 코로나19 시기 저축분이 날아가면서 많은 이들이 절망감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GDP와 미국 경제 상황이 이번 중간선거의 최대 쟁점 중 하나로 꼽히는 상황에서, 3분기 GDP 예상치에 대해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고문을 지낸 조지프 라보그나는 "GDP 반등에 속지 말라"면서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고문인 재러드 번스틴은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을 이해하려면 노동시장이 주요 요인"이라면서 "대다수 사람은 주식이 아닌 노동시장에서 임금을 통해 소득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지 성향의 한 유권자는 다수의 지인이 경제 우려 때문에 지지 정당을 바꿨다면서 "많은 이들이 식료품과 휘발유 가격 상승과 싸우고 있다. 현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충분한 조치를 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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