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 몰린 러, 우크라 반격 공세에 본토까지 '방어진지' 구축

입력 2022-10-24 11:18   수정 2022-10-24 18:43

수세 몰린 러, 우크라 반격 공세에 본토까지 '방어진지' 구축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최근 수세에 몰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뿐 아니라 자국 본토 접경지역에도 방어용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AP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서남부 쿠르스크주의 로만 스타보로이트 주지사는 최근 이 지역에 방어진지 2개를 구축했으며 3번째 진지도 다음 달 5일까지 완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쿠르스크 남쪽 벨고로드주의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주지사도 같은 날 방어시설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텔레그램에서 우크라이나의 군사 장비 전진을 저지하기 위해 피라미드 형태의 콘크리트 블록을 땅에 설치한 모습도 공개했다.

러시아가 최근 합병을 선언한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에도 방어용 참호가 만들어지고 있다.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와그너 그룹의 창설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최근 루한스크주 크레민나 지역에 방어진지와 참호를 설치한 모습의 사진을 공개했다. 프리고진은 이 시설을 포함한 방어선을 '와그너 라인'이라고 명명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남부 헤르손 점령지 행정부 부수반인 키릴 스트레무소프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헤르손 지역에) 러시아군 방어진지가 강화됐고 상황은 안정됐다"고 언급했다.
헤르손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거센 반격이 예상되는 곳이다. 러시아는 현지 주민들에게 강의 동쪽 둑으로 이동하라는 긴급 대피령을 내린 바 있다.

서방은 최근 러시아가 열세에 몰리자 황급히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군은 7월 초 돈바스 절반을 차지하는 루한스크를 점령했으나 우크라이나군 반격에 일부를 다시 내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9월에는 동부 하르키우 전선에서 퇴각했고 최근엔 남부 헤르손 전선에서도 불안한 수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부족한 병력을 보충하기 위해 9월 발동한 부분 동원령도 국민의 거센 반발을 사며 자국 내 여론도 악화한 상태다.
영국 국방부는 '와그너 라인' 등 방어진지를 통해 "러시아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AP는 러시아군의 방어진지 구축 내용을 보도하면서 "1천㎞에 달하는 전선을 따라 우크라이나군이 공격해올 수 있다는 공포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hanj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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