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파 일색' 중국 지도부에 시장친화 정책 기대감 사라져"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충성파'로 채워진 '시진핑 3기' 출범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홍콩 증시가 24일 6% 이상 폭락하는 등 범중국 증시가 급락했다. 중국 위안화 가치도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6% 떨어진 15,180.69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초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7.30% 추락, 역대 중국 공산당 당 대회 직후 하락률로는 1994년 해당 지수 출시 이후 최악의 추세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2.02%), 선전성분지수(-1.76%)도 급락 마감했다.
중국 역내 위안화 가치도 한국시간 오후 5시 35분 현재 달러당 7.2633위안으로 떨어져 2008년 초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22일 폐막한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등을 통해 사실상 시 주석 1인 체제가 예고되면서 '제로 코로나' 등 기존 정책에 변화가 없으리라는 시장의 깊은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홍콩 킹스턴 증권의 디키 웡은 홍콩 증시가 공포에 따른 투매(패닉 셀링) 분위기라며 "중국 지도부 개편과 미중 긴장이 계속 투자심리를 끌어내리고 불확실성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나이티드 퍼스트 파트너스의 저스틴 탕 아시아 리서치 책임자는 "시 주석 지지자들이 다수 선출되면서 시장 친화적이지 않은 정책을 무제한 내놓을 수 있는 시 주석의 권력이 공고해졌다고 시장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컨설팅회사 팬시언 매크로이코노믹스의 덩컨 리글리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권력이 더 집중될수록 위로부터의 지시에 기반한 과잉충성식 정책 집행의 위험성이 커진다"며 "이것이 2분기 일부 (코로나19) 봉쇄에서 나타났던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9%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3.3%)보다는 높았다.
하지만, 9월 소매 판매는 2.5% 증가에 그쳤고 9월 수출도 5.7% 증가로 전월(+7.1%)보다 낮아지는 등 내수 경기 둔화 속에 수출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중국 외 아시아 각국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말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에 지난 21일 뉴욕 증시가 급반등한 영향으로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1.04% 올랐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31%)와 대만 자취안 지수(+0.29%)도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1원 내린 1,439.7원에 마감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한때 달러당 149엔대 후반을 찍고 145엔대까지 떨어졌다. 이에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다시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후 상승을 재개해 같은 시간 현재 149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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