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 약세에 ELS 손실 우려…"조기상환 이익 감소 예상"(종합)

입력 2022-10-24 16:42  

홍콩증시 약세에 ELS 손실 우려…"조기상환 이익 감소 예상"(종합)
발행 잔액 48% 증가…"내년 상반기 손실 폭 줄어들 것"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최근 홍콩증시가 급락하면서 이와 연계된 국내 주가연계증권(ELS) 상품들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ELS는 기초자산인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 가격 흐름과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으로, 대표적인 기초자산 중 하나는 홍콩H지수(HSCEI)다.
정기적으로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상품 조건을 충족한 경우 조기 상환되지만, 기초자산 가치가 원금 손실 기준선을 하회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ELS 미상환 발행 잔액은 44조6천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55% 증가했다.
이는 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ELS 상품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한 ELS의 미상환 발행 잔액은 21조1천8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38% 늘었다.
실제로 최근 홍콩 증시가 약세를 거듭하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홍콩H지수와 연계된 자사 ELS 상품이 손실 발생 구간(녹인·knock-in)에 들어가거나 조기상환이 연기됐다고 잇달아 공지했다.
이날 KB증권은 '제1911회파생결합증권(주가연계증권)'에 대해 기초자산인 홍콩H지수가 자동 조기상환 조건에 미달해 2차 조기상환이 순연됐다고 공지했다.
지난 4월 22일 발행된 이 상품의 홍콩H지수 최초기준가격은 6962.2, 2차 자동 조기상환 조건은 최초가격의 93%인 6474.846으로 설정됐다.
2차 평가일인 지난 21일 홍콩H지수가 5517.44(79.25%)로 떨어지면서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지난 21일에는 KB증권이 'KB able ELS 제1720호'에 대해 기초자산인 홍콩H지수가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고 공지했다.
지난해 4월 23일 발행된 이 상품의 홍콩H지수 녹인 배리어(기준선) 가격은 최초 기준가격의 50%인 5,533.92인데, 지수는 지난 20일 5,512.3으로 떨어졌다.
이 외에도 KB증권, NH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 등이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한 ELS 상품의 조기상환 지연과 녹인 진입 등을 안내했다.
이날 오후 4시 2분 홍콩H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92% 급락한 51,940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간 홍콩 항셍지수도 6.30% 떨어진 15,193.47이다.


백두산·윤여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H지수가 지난달 말부터 6,000을 하회했다"며 "기초자산에 홍콩H지수가 포함되고 배리어가 있는 공모 ELS 중 녹인이 5,500 위인 상품이 26%(2조8천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이어 "녹인에 가까운, 즉 5,000∼5,500 사이에 있는 상품 비중은 30%(3조2천억원 규모)"라고 부연했다.
이들은 "최근 홍콩H지수는 추세를 형성해 꾸준히 내려와 선제적 대비를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2020년 3월만큼 헤지 손익이 크게 악화할 가능성은 적다"며 "내년 1분기를 통화정책 긴축의 고점이라고 본다면 내년 상반기부터 ELS 손실 폭이 축소되거나 올해 대비 손익 측면에서 증익 요인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ydh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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