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중 여성 비중 14.8%…2년 전보다 9.2%p 증가
여성 사내이사 비중은 제자리…"다양성 확보엔 역부족"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개정된 자본시장법의 영향으로 국내 주요 기업의 등기임원 가운데 여성 비중이 늘었으나, 사외이사만 늘고 사내이사는 정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올해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53개 기업의 등기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등기임원 2천506명 중 여성 등기임원은 221명으로 비율은 8.8%를 차지했다.
여성 등기임원 비율은 2년 전 3.9%(2천464명 중 95명)와 비교하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다만 사외이사 가운데 여성 비중은 늘고 사내이사 가운데 여성 비중은 정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이사란 회사에 상근하며 회사의 업무를 보는 경영진을 말한다.
올해 상반기 사내이사 가운데 여성 비중은 2.3%(1천200명 중 28명)로 2년 전(2.3%·1천305명 중 30명)과 비교할 때 별 증감이 없었다.
회사에 상근하지 않는 사외이사 가운데 여성 비중은 2020년 상반기 5.6%(1천159명 중 65명)에서 올해 상반기 14.8%(1천306명 중 193명)로 9.2%포인트(p) 증가했다.
여성 사내이사 28명 가운데 오너 일가는 16명, 전문경영인은 12명이었다.
대표적 오너일가 여성 사내이사로는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017800] 회장, 이어룡 대신증권[003540] 회장, 장영신 애경케미칼[161000] 회장, 정성이 이노션[214320] 고문, 김선희 매일유업[267980] 부회장, 임상민 대상 전무 등을 꼽을 수 있다.
전문경영인 사내이사로는 네이버 최수연 대표, 유명순 한국씨티은행 은행장, 박정림 KB증권 대표, 조희선 한세실업[105630] 대표 등 대표이사 등이 있다.
여성 사외이사들의 이력을 보면 학계가 94명으로 4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관료 18%(34명), 재계 17%(33명), 변호사 10%(19명), 회계사 4%(8명), 언론 2%(4명) 순이었다.
남성 사외이사의 경우 관료(36%), 학계(34%), 재계(18%), 변호사(4%), 세무회계(3%) 순으로 많았다. 또 관료 출신 사외이사의 72%는 판사·검사 등 법조 출신이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등기임원 내의 여성 이사 비중이 늘긴 했지만, 이사회의 다양성 확보를 통해 의사결정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자는 법의 본질적 목적에 부합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kih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