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낵, 올 7월 '내각 줄사퇴' 도화선 되며 존슨과는 '악연 아닌 악연'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영국 신임 총리 당선이 확실시되는 리시 수낵(42) 전 재무장관이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업적을 언급하며 러브콜을 보냈다.
존슨 전 총리가 전격적으로 출마의 뜻을 접고 나서다. 앞서 존슨 전 총리가 재임 시절 코로나19 봉쇄 중 총리실 등에서 방역 규정을 위반하고 파티를 벌인 이른바 '파티 게이트'에 휩싸였을 당시 수낵 전 장관이 가장 먼저 사표를 던지며 내각 대탈출을 촉발하는 등 두 사람은 거의 앙숙이다.
2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수낵 전 장관은 존슨 전 총리가 보수당 총리 후보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존슨 전 총리에 대해 언급했다.
수낵 전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보리스 존슨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와 위대한 백신 출시를 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존슨은 우리가 직면한 가장 힘든 도전 과제들 속에서 우리나라를 이끌었고, 푸틴과 그가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한 야만적 전쟁에 맞섰다"며 "우리는 언제나 그에게 감사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비록 존슨은 총리 선거에 재출마하지 않기로 했지만, 나는 그가 국내외에서 공적 활동을 이어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날 존슨 총리는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보지만 지금은 적당한 때가 아닌 것 같다"면서 차기 보수당 총리 후보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스카이뉴스는 존슨 전 총리의 이 같은 결정은 수낵 전 장관이 총리로 가는 길을 열어줬다고 평가했다.두 사람은 지난 주말 회동을 하고 담판을 시도했지만 단일화에 실패한 상태였다 .
이날 수낵 전 장관의 발언은 존슨 전 총리에 대한 칭찬 일색이었지만, 사실 그동안 둘은 '악연'이라고 할 만큼 사이가 좋지 못했다.
수낵의 사임이 파티게이트로 휘청이던 존슨 전 총리의 입지에 직격탄을 날렸을 당시 존슨이 보수당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에게 자신의 후임으로 수낵 전 장관이 아닌 다른 사람을 지지하라고 말했다는 영국 일간 더 타임스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수낵 전 장관에게 씌워진 '배신자' 프레임이 그가 올해 여름 원내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총리직을 거머쥐는데 실패한 결정적 패인이 됐다는 시각도 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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