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추궈정(邱國正) 대만 국방부장(장관)이 대만과 미국 간에 무기 공동생산 논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25일 대만 연합신문망에 따르면 추 부장은 전날 입법원(국회)에 출석해 미국과 무기 공동 생산 협력을 하고 있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조금씩 연락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만은 미국과 합작해 UH-1H(휴이·Huey) 헬기 등을 생산한 전례가 있다.
베트남 전쟁의 상징적 존재로 통하는 휴이 헬기는 지난 1970년 대만에 처음 도입됐으나 노후화로 2019년 현역에서 물러났다. 대만은 이 헬기를 생산해 과테말라, 파라과이, 온두라스, 부르키나파소 등에 원조하기도 했다.
추 부장은 미국과의 무기 공동생산 협력을 낙관하지만, 협력 프로젝트와 내용은 반드시 논의를 거쳐야 하며 대만의 수요와 요구에 부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그동안 첨단 무기의 기술 유출을 우려해 대만과의 무기 공동 생산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커지자 미국 내 기류가 변하고 있다.
중국군은 수개월째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을 상시화하면서 노골적인 도발 의지를 보여왔으며, 사실상 '1인 체제'를 확립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 연설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 발언을 한 바 있다.
미국은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의 대만 침공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유사시 즉각적인 무기 공급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내에서도 미국과의 무기 공동 생산을 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만 국방원 산하 국방전략·자원연구소의 쑤쯔윈 소장은 "양국의 무기 공동 생산은 합리적이고 가능한 방법"이라며 정밀폭탄 생산 협력을 주문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F-16 전투기 생산 라인 일부를 대만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협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신창 중국 푸단대 미국학연구소 부소장은 지난 21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만에서 무기를 생산하려는 미국의 계획은 대만 민진당 분리주의자들에게 심리적 위안을 주는 것 외에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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