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호크'(HAWK)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25일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 두 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호크 방공미사일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받아 현재 사용 중인 스팅어 미사일보다 요격 거리가 길기 때문에 러시아군의 드론과 순항미사일 공격에 보다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호크 미사일의 요격 거리는 30∼50km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5km 수준인 스팅어보다 훨씬 길다.
미국 방위산업체 레이시온이 개발한 호크 방공시스템은 베트남전 시절에 처음 개발됐으나 그 후로 여러 차례 세대가 바뀌며 업그레이드가 이뤄졌으며, 미군에서는 2002년까지 쓰이다가 '패트리어트' 미사일방어시스템으로 대체됐다. 미국이 현역인 패트리어트 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계획은 없다.
바이든 행정부는 보관돼 있는 비축 무기 등을 의회의 별도 승인을 받지 않고도 보낼 수 있는 대통령인출권한(PDA)을 이용해 우크라이나에 호크 시스템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다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있는 호크 시스템과 미사일이 몇 기씩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보도 내용에 관해 언급하지 않겠다는 뜻을 로이터에 밝혔다.
미국은 일단 호크 시스템 중 요격미사일을 먼저 보낼 공산이 크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 한 명은 로이터에 설명했다. 이는 미국이 수십년 동안 창고에 보관해 온 호크 발사기 중 당장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좋은 것이 몇 대나 있는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주에 우크라이나에 PDA를 통한 지원을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혀 왔다. 규모는 최근에 이뤄진 약 7억 달러(1조 원)의 안보 지원 패키지의 절반 정도가 될 공산이 크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PDA에 호크 요격미사일이 포함될지 여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군사지원 패키지의 규모와 구성은 상황에 따라 매우 급격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달 들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쏟아지자,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의 방공시스템 강화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백악관은 우크라이나에 노르웨이 콩스베륵와 미국 레이시온이 공동으로 개발한 첨단지대공미사일체계(NASAMS) 2기를 지원할 방침이며 "매우 가까운 시일 안에" 우크라이나에 전달하겠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미국은 이에 더해 내년께 NASAMS 6기를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NASAMS는 사거리가 160km 이상이며 미사일과 항공기를 모두 방어할 수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스페인이 우크라이나에 호크 발사기 4대를 보내기로 했다고 13일 밝힌 바 있다.
올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지금까지 미국은 약 176억 달러(25조3천억 원) 규모의 안보원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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