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 절반에 시진핑 얼굴 실은 인민일보…당대회 결과 홍보만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시진핑 1인 체제' 구축 이후 중국 주식시장의 폭락 사태를 중국 관영 언론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중국 지도부가 시진핑 국가주석 '충성파'로만 짜인 걸 반(反) 시장주의로 받아들인 탓인지 전날 홍콩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뉴욕·런던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에 대한 투매가 이어졌으나, 정작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를 전하지 않았다.
대신,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전날 1면에 제호와 날짜 부분 등을 빼면 사실상 지면의 절반에 해당하는 크기로 시 주석의 얼굴 사진을 실었다.
이외의 관영 매체들도 이날 신문지면은 물론 인터넷판을 통해 20차 당 대회와 20기 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중전회)와 관련된 소식만을 전하고 있을 뿐 주식 시장 폭락 소식 등은 아예 전하지 않았다.
관영 상하이증권보의 경우 이날 4면에 중국 내 주식시장 주가가 하락했다는 짤막한 기사를 실었으나, 20차 당 대회와의 연관성 등에 대해선 다루지 않았다.
중국의 소셜 미디어에서도 관련 뉴스를 찾을 수 없다.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지 앱인 위챗은 폭락하는 중국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주가의 스크린샷을 게시했으나, 그와 관련한 설명은 없었고, 이날 오전 웨이보의 상위 50개 주식 종목의 추세 목록에서도 매도에 대한 언급을 찾을 수 없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날 홍콩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6% 떨어진 15,180.69로 거래를 마쳐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초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7.30% 추락, 역대 중국 당 대회 직후 하락률로는 1994년 해당 지수 출시 이후 최악의 추세를 보였다.
미국 시장에서도 알리바바·핀둬둬·징둥닷컴·차이나텔레콤·넷이즈 등 5대 중국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521억7천만달러(약 75조2천291억원) 증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마화텅(텅쉰), 중산산(농푸산취안), 딩레이(넷이즈), 마윈(알리바바) 창업자들 중국 부호들의 재산이 하루 만에 총 350억달러(약 50조2천억원) 이상 쪼그라들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이는 시 주석을 포함해 새로 짜인 중국 지도부의 면면을 볼 때 중국 당국의 민간 기업 통제가 지속되고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중국의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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