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최근 도입된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겔싱어는 2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연례 테크라이브 콘퍼런스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겔싱어의 발언은 그가 지난 7월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과 연구·개발(R&D) 등에 530억달러(약 76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반도체지원법의 의회 통과를 위한 업계 지지를 주도했던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인텔은 겔싱어가 작년 CEO직에 오른 이후 미 오하이오주와 독일 등지에 1천억달러(약 143조3천억 원) 이상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등 대대적인 반도체 시설 확장에 나서고 있다.
그는 "과거 50년 동안에는 석유 매장지가 어디인지가 세계 지정학 질서를 결정했지만, 향후 50년 간은 반도체 공장(팹)이 있는 곳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겔싱어는 서방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세계 생산시설에서 아시아의 현재 비중 80%를 50% 수준으로 낮추고, 미국에 30%, 유럽지역에 나머지 20%를 옮겨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겔싱어 CEO는 최근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데도 투자를 늘리는 것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산업 매출이 현재 6천억달러(약 861조원)에서 2030년까지 1조1천억달러(약 1천578조원)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장기전망을 제시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인텔의 3분기 매출이 PC 수요 감소로 인해 작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50억달러(약 21조5천억원)에 그칠 것으로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은 전망했다. 인텔은 27일 실적을 공개한다.
겔싱어는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최근 10년 새 최악의 상황인데도 자율주행 자회사인 모빌아이의 나스닥 상장(IPO) 추진에 속도를 내는 데 대해서는 "현재 시장 상황이 매우 어렵지만 모빌아이는 상장을 해야 잠재력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3년 새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겠지만, 미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먼저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은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nadoo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