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차기 총재 자리를 두고 인융(殷勇) 베이징시 당 부서기와 이후이만(易會滿)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장관급)이 유력하게 거론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이강 인민은행 총재가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결과 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 명단에서 빠지면서 내년 3월 개최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퇴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이 역사상 최악의 주택 시장 경기 침체와 '제로 코로나' 정책 지속에 따른 기록적인 소비 감소, 강달러로 인한 위안화 폭락 사태를 겪는 가운데 이뤄질 인민은행 총재 교체는 의미가 작지 않다.
중국 당 대회 행사 일정이 종료된 다음 날인 24일 홍콩 주식시장은 기록적인 폭락세를 겪었고, 같은 날 뉴욕·런던에서도 중국의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급전직하함으로써 시장은 시진핑 3기 집권 체제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최고지도부 그룹인 공산당 상무위원회가 시 주석의 '충성파'로만 채워진 것을 보고서, 중국이 이제 시장에 역행하고 사회주의로 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고 있어 보인다.
차기 인민은행 총재는 이런 상황을 돌파해가야 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 안팎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인융 부서기의 인민은행 총재 발탁 가능성을 더 크게 본다.
칭화대 박사 출신인 그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유학한 뒤 귀국해 중국투자공사에 잠시 근무한 걸 빼고, 20년을 중국의 국가외환관리국에서 보냈으며 46세 때 인민은행 부총재 자리에 올랐다. 이후 2018년부터 베이징 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당 부서기로 승진했다.
인 부서기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재정적 위험 방지와 주택 시장에서의 투기 금지를 강조해와 시 주석의 충실한 '정책 이행자' 면모를 보여왔다.
그가 이번 당 대회에서 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에 포함돼 시 주석의 비서실장 역할인 당 중앙서기처 서기가 유력시되는 차이치 베이징 당서기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점도, 인민은행 총재 발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후이만 증감위 주석은 인민은행에서 첫 공직을 시작했으며, 공상은행에서 34년간 일하면서 실물 경제 감각을 키운 실용주의자로 통한다.
공상은행장도 지낸 그는 베이징증권거래소 설립을 주도했으며, 2019년부터 증감위 주석으로서 기술특례 상장을 도입하고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금융기관의 지분 제한을 철폐하는 개혁을 추진해왔다.
아울러 이번 당 대회를 계기로 중국의 경제 사령탑이 대폭 물갈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강 인민은행 총재 이외에 류허 부총리, 궈수칭 인민은행 부총재 겸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류쿤 재정부장 등도 퇴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7인의 상무위원회에 새로 진입한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가 리커창 총리의 후임으로 유력하며, 류허 부총리 자리에는 허리펑 국가벌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이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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