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중국 증시 소폭 반등에도 "투자심리 악화 뚜렷"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시진핑 3기'에 대한 시장의 우려로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한 가운데, 중국 차기 지도부에 대한 세계 기관투자자 등의 기피 심리도 뚜렷해지고 있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 주석 '충성파'로 전원 채워진 공산당 차기 최고 지도부 명단이 발표된 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24일 하루 중국 본토 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역대 최대 수준인 25억달러(약 3조5천700억원)에 달했다.
이날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시가총액도 약 930억달러(약 133조원) 사라졌다.
이 가운데 알리바바 등 5대 중국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521억7천만달러(약 74조6천억원)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24일 주가 폭락의 여파로 중국 최고 억만장자들의 재산이 하루 만에 총 350억달러(약 50조465억원) 이상 쪼그라들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이번 지도부 인선을 통해 볼 때 향후 5년간 당국의 민간기업 통제가 계속되고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 심리를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후 '시진핑 1인 독주체제' 출현의 충격이 다소 가신 25∼26일 범중국 증시는 소폭 회복세를 보였다.
26일 홍콩 항셍지수는 1.00%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0.78%), 선전성분지수(+1.79%)도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지난 24일 낙폭이 워낙 커서 단순한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세계 주요 기관투자자 등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험악한 것으로 보인다.
월가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관계자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시진핑 3기 출범에 대해 "좌절하고 분노한 상태"라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신흥시장 투자로 잘 알려진 미국 유명 투자자 마크 모비어스는 "정치적 변화를 고려할 때 중국 투자 전망은 분명히 좋지 않다"면서 "중국의 정치적 입장과 미국의 반발을 고려하면 (미국과의) 긴장 고조와 기술 분야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프랑스 IB 소시에테제네랄 관계자는 "(올해 중국 증시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이었지만) 우리가 틀렸다"고 밝히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이 풀릴 때까지 중국 증시가 세계 증시에 비해 고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위스 에드몽 드 로실드 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 바오샤오둥은 악재 누적으로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다면서도 "(주가) 변곡점을 찾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불명확하다"고 봤다.
한편 전날 달러당 7.3739위안까지 떨어지며 2010년 거래를 시작한 이후 최저를 기록했던 역외 위안화 가치는 한국시간 이날 오후 5시 17분 현재 7.2252위안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