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다음날부터 세차례 사과…전 직원에 이메일로 사과도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서울의 한 스타트업 대표가 술자리에서 직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해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 A사의 40대 대표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 술집에서 20대 직원에게 욕설 등 폭언을 하고 머리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술자리는 A사의 워크숍 뒤풀이 자리로 마련됐다. 피해를 본 직원은 대표에게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현장에 있던 다른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자리를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A사 게시판에는 최근 "신났으면 얌전히 마시고 집 가서 자던가. 대표가 취해서 하루 종일 고생한 직원 때림. 제정신인가?"라는 글이 게시됐다.
글에는 "우리 보는 앞에서 욕하면서 때렸다. 법적으로 처벌 받았으면 좋겠다", "장난치는 분위기가 아니라 살벌했다" 등 댓글이 달렸다. 직원이 대표와 싸운 것이냐는 물음에는 "싸울 수 있는 직급이 아닌 분"이라는 답이 달렸다.
익명을 요구한 A사 직원은 연합뉴스에 보낸 제보에서 "피해자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술에 취한 대표에게 당했다"면서 "보복이 두려워 더는 말씀을 못 드리겠다"고 말했다.
A사는 대표가 폭행 발생 다음 날 사건을 인지했으며 잘못을 인정하고 총 세 차례에 걸쳐 피해자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사건 다음 날인 22일 피해 직원에게 구두로 사과한 데 이어 24일에는 피해자의 요구에 따라 전 사원에게 반성문 형식의 이메일을 보내고 피해 직원에게 재차 말로 사과했다.
A사는 이 사건과 관련해 26일 오후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대표에 대한 징계 처분 수위를 결정한다. 징계위에는 대표를 제외한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2명, 노사위원장을 비롯해 총 7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A사 고위 관계자는 "오늘 징계위를 연 뒤 이사회 개최 시점을 정해 대표에 대한 인사 처분을 논의할 방침"이라며 "대표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된 신고를 아직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대 창업한 A사는 코스닥에 상장한 스타트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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