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수요 회복 대비해야…적정 투자 지속"
수요 위축에 재고 5.2조원 증가…대부분 메모리 사업서 발생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김아람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도 인위적 감산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7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본적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앞서 이달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행사에서도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 사장은 이어 "고객사의 재고조정 폭이 커서 수요 약세가 보이는데 내년에 데이터센터 증설도 확대되고 신규 CPU를 위한 DDR5 채용도 늘 것으로 본다"며 "일부 외부기관 중에서도 D램 중심으로 하반기 시황 개선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중장기 관점에서 수요 회복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 수급을 위한 인위적 감산은 고려하지 않는다. 시황은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사장은 또 캐펙스(CAPEX·설비투자)와 관련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적정 수준으로 인풋(input) 투자를 지속하고, 업황과 연계해서 설비투자를 유연하게 운영한다는 투자 기조는 동일하다"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이익 기반을 만들어나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 캐펙스 투자가 직접적으로 비트 생산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며 "중장기적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는 기존 계획대로 진행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3분기 전사 재고는 57조3천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조2천억원 증가했다. 재고 증가분은 대부분 메모리 사업에서 발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재고와 관련해 한 사장은 "매크로 이슈(전쟁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각국 긴축정책 등) 영향으로 수요가 위축되고 재고 수준이 증가한 것은 팩트"라며 "3분기에 예상보다 고객사 재고 조정이 크게 나타나면서 재고가 급격히 증가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공정 전환 난도가 올라가고 칩 사이즈도 커지는 등의 영향으로 생산 증가에 많은 제약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재고 수준을 과거 기준으로만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소 4분기와 내년 상반기까지는 고객사 재고 조정의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한 사장은 "올해 연말까지는 다양한 매크로 이슈 영향에 고객사 재고 조정 기조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수요에 다소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메모리 업황 부진에도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생산)는 선단 공정 수요와 긍정적인 환율 영향으로 3분기에 최대 실적을 냈다.
파운드리 부문은 4분기와 내년에도 수요 회복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4분기에도 매출이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2022년 기준으로도 최대 매출과 이익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은 매크로 불확실성과 고객사 재고 조정 영향으로 상반기에 일시적으로 수요가 둔화하겠지만, 하반기부터는 고성능컴퓨팅(HPC)이나 데이터센터 등의 수요가 견조해 연간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ihun@yna.co.kr,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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