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러 원유 가격상한 계획 더 느슨하게 재검토…한국 동참"

입력 2022-10-27 15:35  

"미, 러 원유 가격상한 계획 더 느슨하게 재검토…한국 동참"
블룸버그 "배럴당 40∼60달러 범위에서 '높은 가격' 논의"
로이터도 '63∼64달러선' 보도…미 재무부 "동맹국과 범위 논의 안해"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이 러시아 원유에 가격상한을 씌우는 제재안을 당초 계획보다는 느슨하게 하려고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이러한 기조에 한국도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전쟁 자금 조달을 차단하려는 취지에서 러시아 원유에 배럴당 40∼60달러로 가격 상한을 씌우는 방안을 재무부를 중심으로 타진해 왔다.
이전까지는 제재 효과를 끌어올리려는 취지에서 이 범위 중에서 가장 낮은 가격으로 상한을 정하자는 의견이 당국자 사이에서 나왔으나 이제는 가장 높은 가격 또는 그 이상으로 상한을 정하는 방안을 당국자들이 논의 중이다.
이렇게 기류가 바뀐 것은 유가 변동성,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융 시장 리스크가 커지고, 투자자 사이에서 회의론이 번지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한때 검토되던 것보다 높은 가격으로 상한을 씌우는 것으로 절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에 주요 7개국(G7), 호주가 동참하기로 했으며, 한국 또한 이를 따를 계획을 G7 국가들에 비공개적으로 표명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또 G7은 뉴질랜드, 노르웨이도 합류시키는 방안을 타진 중이며, 러시아 주요 무역국인 인도, 중국은 참여하지 않는 것이 확실시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미 재무부 관계자는 미국이 동맹국과 가격 상한 범위를 논의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도 "백악관과 정부는 G7 및 다른 협력국과 협력해 러시아 원유에 효과적이고 강력한 가격 상한을 부과하는 방안을 끝까지 모색하겠다"면서 "이것이 원유를 시장에 낮은 가격으로 계속 유입시키면서 푸틴의 전쟁 자금 조달에 타격을 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원론적 입장을 유지했다.
로이터 통신 또한 블룸버그 보도 이후 한 소식통을 인용해 서방 당국자들이 아직 가격 상한 범위를 확정하지는 않았으나 배럴당 63∼64달러 선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7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시 방한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회의에서 가격 상한제 동참 요청에 대해 "도입 취지에 공감하며 동참할 용의가 있다"면서 "원유 가격상한제는 국제 유가와 소비자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러시아는 "한국 정부가 이런 계획에 동참한다면 한국 경제에 심각한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남겼다.
newgla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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