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가상화폐 투자, 일반 대중에게는 부적합"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아시아의 가상화폐 중심지인 싱가포르가 가상화폐 투자자 보호와 투기 방지를 위한 규제 강화에 나섰다.
27일 현지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와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중앙은행인 싱가포르통화청(MAS)은 개인 투자자들의 디지털 자산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해 가상화폐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한다.
이러한 행보의 배경에는 한국산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와 자매 가상화폐 루나 폭락 사태와 이후 셀시우스, 쓰리애로우 등 가상화폐 관련 대출·투자 업체의 연이은 파산이 있다.
MAS는 공급자가 소비자에게 가상화폐 투자와 관련된 각종 정보를 투명하게 알리도록 하고, 예비 투자자를 대상으로는 거래 위험성에 대한 이해도를 테스트하는 계획 등을 담은 방안을 전날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당국은 가상화폐를 구매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대여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가상화폐 서비스 업체는 무료로 가상화폐를 제공하거나 선물을 주는 등의 판촉을 위한 보상을 해서는 안 되며, 유명인의 홍보 활동도 금지된다.
업체가 투자자 보유 가상화폐를 블록체인 운영에 활용하고 그 대가를 나눠주는 '스테이킹 서비스' 제한도 언급됐다.
MAS가 발표한 이번 규제 강화 방안은 추가 검토를 거쳐 확정한 뒤 법제화될 예정이다.
MAS는 "가상화폐 거래는 매우 위험성이 높고 일반 대중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며 "그럼에도 가상화폐는 광범위한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를 금지하는 것은 실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홍콩과 더불어 아시아의 금융 중심인 싱가포르에는 테라와 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를 비롯한 여러 가상화폐 관련 업체들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규제가 엄격해지자 업체들이 아랍에미리트(UAE) 등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애초 루나와 테라USD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싱가포르 경찰은 지난달 17일 그가 싱가포르에 없다고 밝혔다.
권 대표 신병 확보에 나선 한국 수사당국은 그가 두바이를 경유해 제3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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