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 3분기 수익 작년 2배 넘는 13조4천억원…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글로벌 석유 메이저인 셸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기록적인 수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인하에 필사적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셸이 주주 이익 챙기기에만 몰두한다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셸이 올해 3분기에 94억5천만 달러(약 13조4천억 원)의 이익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한 41억 달러(약 5조8천억 원)의 두 배를 넘는 액수로 셸 창사 이래 두 번째로 큰 수익 규모다.
셸이 기록한 최대 수익은 올해 2분기의 115억 달러(약 16조3천억 원)다. 셸 입장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역대급 호조가 이어지는 셈이다.
셸의 기록적인 수익은 원유 등 에너지 가격 상승 때문이다.
2분기 평균 배럴당 원유 가격은 100달러를 넘어섰고, 3분기에는 다소 진정됐지만, 평균 93달러라는 높은 수치를 유지했다. 또한 천연가스의 가격은 3분기에 오히려 상승했다.
셸은 수익 급증에 따라 배당을 15% 늘리고 40억 달러(약 5조7천억 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주 환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올해 셸이 밝힌 주주 환원 규모는 185억 달러(약 26조3천억 원)에 달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욕주 시러큐스에서 열린 미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대규모 투자를 기념한 연설에서 셸의 3분기 이익 등 발표를 거론하면서 "이는 작년 3분기 이익의 2배 이상"이라며 "셸은 배당금도 올렸다"고 언급했다.
그는 "셸의 이익은 가격을 낮추는 주유소로 가는 대신 주주에게로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셸 경영진은 에너지값 급등으로 혜택을 본 석유·가스업체에 '횡재세'를 물리겠다는 각국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벤 판뵈르던 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급등한 에너지 가격을 부담할 수 없는 저소득층에 대한 각국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을 언급하면서 "에너지 업계에 대한 정부의 증세를 수용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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