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동성결혼 허용 확산…칠레·아르헨·브라질 등 이어 쿠바도 합법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전역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다.
27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 라호르나다와 레포르마에 따르면 타마울리파스주 의회는 전날 저녁 본회의를 열어 동성결혼 합법화를 골자로 한 민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31개 주와 수도 멕시코시티(연방지구) 등 멕시코 전역이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하게 됐다.
타마울리파스주 의회는 공식 소셜미디어(트위터)에서 "평등한 결혼권 보장과 차별 배제 등 국가 및 국제 표준을 준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타마울리파스와 함께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던 게레로 주 의회는 타마울리파스보다 하루 앞선 26일에 법 개정안을 승인했다. 게레로 주 의회는 본회의 표결 직후 트위터를 통해 "18세 이상 모든 사람의 결혼에 차별을 두지 않게 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2015년 6월 멕시코 연방대법원은 "혼인 생활의 목적이 출산이 아니라면, 결혼은 이성 간의 결합이거나 오직 남자와 여자 간에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규정해야 할 합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며 동성 결혼 금지 위헌 판례를 남겼다.
당시엔 멕시코시티와 다른 2∼3개 주에서만 동성 결혼을 허용했지만, 자치단체별로 차례로 법을 손질한 끝에 7년 만에 전국적으로 법적 절차가 마무리됐다.
아르투로 살디바르 연방대법원장은 트위터에서 "온 나라가 거대한 무지개로 빛나고 있다"며 "모든 사람의 존엄성과 권리에 만세를 보낸다. 사랑은 그저 사랑 그 자체"라고 썼다.
중남미 다수는 동성애를 교리상 금기로 여기는 가톨릭 신도이지만, 최근 로마 교황청의 성 소수자 포용 움직임 속에 동성 결혼을 폭넓게 인정하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등지에 이어 최근에는 쿠바가 가족법을 개정해 '남성과 여성의 자발적 결합'이라고 돼 있던 결혼의 정의를 성별과 무관하게 '두 사람 간 자발적 결합'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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