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공습 사망자 75명으로 늘어…군부, 환자 이송도 막아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미얀마군의 민간인 공격 등 폭력 행위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쇠귀에 경 읽기' 형국이다. 군부의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8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군의 공연장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가 75명으로 늘었다고 카친독립군(KIA)이 전날 밝혔다.
노 부 KIA 대변인은 "위중한 환자가 많은데 군부가 도로를 차단해 부상자들의 병원 이송을 막고 있다"며 "사망자 수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을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숲길로 일부 환자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아직 부상자 64명이 치료받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3일 미얀마군 전투기 3대가 미얀마 북부 카친주 파칸트구에서 열린 카친독립기구(KIO) 창립 62주년 기념 공연장을 공격했다.
KIA 소속 군인 외에 연예인과 관람객 등 민간인이 다수 목숨을 잃었다. 이라와디는 희생자 75명 중 KIA와 KIO 소속은 28명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으로 끝난 2020년 11월 미얀마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쿠데타를 일으킨 뒤 저항 세력을 유혈 탄압해왔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군부에 의한 사망자는 2천400명에 달한다.
최근 들어 민간인 희생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카야주 로이코의 마을 놀이터에 있던 5세 어린이 등 민간인 2명이 군부의 폭격으로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반군과의 교전이 없는 상황이었으나 갑자기 마을이 폭격을 받았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소수민족 무장단체인 카레니민족방위군(KNDF)은 "군부가 민간인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공격했다"며 "이는 명백한 전쟁범죄"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16일에는 미얀마군이 만달레이에서 북서쪽으로 약 110㎞ 떨어진 사가잉 지역 타바인구의 불교 수도원 내 학교를 공격해 어린이 11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미얀마군은 이달에는 민주 진영 임시 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가 운영하는 학교에서 근무하던 교사를 납치해 참수하기도 했다.
계속된 민간인 희생에 국제사회는 군부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폭력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들은 전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특별회의를 열고 미얀마에 폭력 중단과 모든 당사자 간 대화 개시 등 5개항 이행을 다시 촉구했다.
그러나 강력한 제재 없이 미온적인 언어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얀마 군정은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 이후 "시간 계획을 정해놓고 합의안을 이행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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